◎앵커: 70대의 나이에도 영원한 현역을 고집하는 두 연극 배 우가 오늘 나란히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습니다. 현역 최고령 배우인 장민호, 백성희 씨가 그 주 인공입니다. 테마기획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연극계의 두 기둥인 장민호, 백성희 씨. 한 사람 의 중량감만으로도 꽉 찰 무대가 두 사람이 만 나 더욱 풍성합니다. 구태여 꾸미지 않아도 70 대의 연륜은 삶의 회안을 안고 사는 배역에 자 연스럽게 드러났습니다.
이들의 삶은 그대로 한 국의 현대연극사, 백성희 씨는 지난 43년, 장민 호 씨는 47년에 연기에 입문해 지금까지 쉼없는 길을 달려왔습니다. 지난 50년 국립극단의 창단 주역이었고 지금까지 해 온 연극만도 400여 편, 함께 연기를 시작했던 동료 연기자들은 이제 모 두 은퇴했거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민호(연극배우 76세): 저 자신은 지금 굉장 히 외롭습니다. 저 또래의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연기자가 없다...> 외로움과 고된 훈련의 고통도 견디기 힘들지만 무엇보다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질 때가 가장 괴롭습니다.
<백성희(연극배우 75세): 돈돈 하는 시대니까 안 생기는 일, 그래서 우선 순위로 꼽아주지 않 는 때 예술가 대접을 제대로 못 받을 때 같은 때에 참 속상해요.> 공연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 무대에 서는 행복 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장민호(연극배우 76세): 한가지 일만 하다가 일생을 마치는데 저는 지금까지만 해도 숱한 인 생을 살아와서, 나같이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 겠는가.> <백성희(연극배우 75세): 아마 제가 기력 떨어 져서 무대에 못 설 때가 가장 슬플 것 같아요. 그러니까는 슬퍼질 때까지 할 작정입니다.> 얼굴의 주름살은 어쩔 수 없는 세월을 말해주지 만 두 사람의 마음은 아직도 혈기왕성한 청춘,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이들 앞에는 영원 한 예술가이기를 그리고 우리 연극의 미래가 기 다리고 있습니다.
SBS 김수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