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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나락으로

◎앵커: 김태정 씨는 별다른 배경도 없이 수사 능력과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만으로 검찰 총장에 이어 법무 장 관까지 오른 별로 흠 잡을 데 없는 검사였습니 다. 그러나 정상에 오른 뒤에 출세에 대한 집착 과 잘못된 처신으로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았습니다. 계속해서 김도식 기자입니다.

○기자: 초임 검사 시절, 김태정 씨는 지방 한직을 맴도는 평범 한 검사였습니다. 결혼도 아무런 배경이 없는 연정희 씨와 했습니다. 출세보다는 사랑을 택한 것입니다. 아내 연 씨도 선배 검사들의 집안 대 소사를 내 일처럼 챙기며 남편을 도왔습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지 18년만인 지난 82년, 김 씨는 대검중수부 과장으로 발탁되면서 출세의 가도를 달립니다. 마침내 97년 김 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기반으로 검찰총장 자리 에 올랐습니다.

이른바 DJ비자금 사건 수사유보 결정으로 정권 교체 뒤에도 권력의 핵심에 그대 로 남았습니다. 몰락이 시작된 것은 올해 초, 대 전 법조비리 때입니다.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을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 론이 많았지만 김 씨는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 등 후배 검사들의 사표를 받는 쪽을 택했습니 다.

<대전법조비리 대국민 사과문 발표: 제 손으로 후배 검사들의 사표를 받고 ...> 잘못된 선택은 후배검사들의 집단 항명파동을 불렀습니다. 옷로비 사건에 대한 사직동팀 내사 가 시작된 것은 바로 이때입니다. 검찰총장 자 리가 흔들리는 데다 나쁜 소문까지 나돌자 이를 수습하고자 여러 곳을 수소문해 받은 보고서가 결국 화를 불렀습니다.

부인의 손을 꼭 잡고 특 별검사 사무소에 나올 만큼 애정도 각별했지만 끝내 부인 연 씨를 둘러싼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SBS 김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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