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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가 새옷 둔갑

◎앵커: 요즘도 대부분의 중고등학생들은 교복을 입습니다. 그 런데 신상품으로 알고 사는 교복의 대부분이 1, 2년씩 된 재고품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동 취재 2000 김문환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등교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입고 있는 교복은 그렇지 못합니다. 내년도 신 제품을 준비하는 교복 도매상을 찾았습니다. 재 봉틀 너머로 재고품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모 두 상표가 뜯긴 상태입니다. 그 자리에는 새 상 표를 붙여 신제품으로 둔갑시킵니다.

<대리점 주인: 라벨색상이 전체적으로 바뀌어 요. 여기가 스마트 전문 수선실이에요.> 버젓이 새 옷으로 둔갑한 교복을 판매하는 매장 을 찾았습니다. 교복 윗도리에 붙어 있는 고유 번호표, 즉 로트넘버를 봤습니다. 로트넘버는 제 조일시를 알려주는 회사 암호로 4754라고 쓰여 있습니다.

<제조회사 직원: 4754 아닙니까? 이건 상당히 (오래된)94, 5년 정도 것이에요.> 상표는 바꿨지만 로트 넘버는 바꾸지 못한 것입 니다. 그런데도 대리점 주인은 딴소리입니다.

<기자: 신상품이죠?> <대리점 주인: 예, 교복은 신상품 구분 없어요. 다 똑같은 거니까...> 근처에 있는 다른 대리점. 로트넘버가 4783으로 되어 있습니다. 역시 재고품입니다. 그러나 대리 점 주인은... 취재팀이 한 교복회사의 대리점 다 섯군데를 조사했는데 모두 재고를 팔고 있었습 니다. 그런데도 제조회사는 엉뚱한 논리를 폅니 다.

<제조업체 직원: 교복은 변하는 게 아니기 때문 에 재고품과 신상품은 같은 가치가 있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재고를 팔면서도 가격은 새옷 값을 그대로 받는 점입니다.

<제조업체 직원: 재고를 같은 가격으로 판다고 생각하면 이상한 이야기지만 당해년도 판매가에 원가 손실분이 전혀 반영이 안되니까 그 만큼 현실화가 돼 있는 겁니다.> 이런 엉터리 유통구조는 행정 당국이 부채질합 니다. 제조 연월일 표기 규정을 지난 95년 폐기 한 데 이어 올 부터는 로트넘버나 품질표시마저 의무 규정에서 빼 버렸습니다.

<한은주(소비자보호원 연구원): 업체가 만약에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얼마든지 속일 수가 있는 상황이죠...> 따라서 올부터 만드는 진짜 신제품은 아무런 품 질 표시가 없습니다. 큼직한 상표 이름만 붙어 있습니다.

<조흥국 섬유팀장(소비자보호원): 생산 연도나, 생산 월까지는 표시해 주는 게 소비자보호를 위 해서는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결국 업계의 횡포와 업계 편만 드는 당국의 행 정에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학부모: 재고상품 갖고 신상품으로 팔아 먹는 다는 것이 잘못된 거지. 소비자를 우롱하는 거 나 마찬가지죠...>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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