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장 간판장의 출신으로 정식 미술 교육은 받은 적이 없는 초로의 화가가 지금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 을 받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배재학 기자가 만 나 봤습니다.
○기자: 수묵과 유화물감을 섞어 한지에 옮기는 독특한 화풍. 붓끝에서 주름살 깊게 패인 어부들의 모습이 사 실적으로 살아납니다. 미술 교육이라고는 한 번 도 받은 적이 없는 이상원 씨가 스스로 터득한 작품세계입니다.
이 화백이 붓을 처음 잡은 것 은 휴전 이후 생계를 위해 극장 간판을 그리면 서부터입니다. 3공화국 시절 박정희 당시 대통 령과 닉슨 미국 대통령 등 국빈들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생활은 나아졌지만 순수 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응어리로 남아있었습니다. 결국 40살의 늦은 나이에 안중근 의사의 영정을 그리면서 그는 순수 미술에 입문합니다.
<이상원(화가): 그래서 영정을 하고 나니까 어 느 학교 출신이냐, 뭐 어디 활동하는 작가냐, 거 기서 자극을 받아가지고 그게 하나의 분기점이 됐죠. 순수미술을 하게 된 동기가...> 이후 중앙미술대전 등 여러 미술전에서 잇따라 상을 받았지만 학벌과 인맥에 얽힌 국내 화단에 서는 여전히 소외됐습니다. 더구나 이 화백은 지금까지 1000여 점의 작품을 그렸지만 작품에 대한 애착 때문에 단 한 점도 팔지 않아 대중적 으로도 그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독특한 화풍은 오히려 프랑스 등 유럽에서 찬사 를 받아 지난달 26일부터는 러시아 국립 미술관 에서 기념비적인 초대 전시회를 갖게 됐습니다. 이 미술관이 개관한지 100년만에 외국인 생존 작가로는 이 화백이 처음입니다.
<이상원(화가): 이길 걸으면서 열심히 하면은 언젠가는 관객들이 나를 의식해 주고 또 내 그 림을 사랑해 주면 작가로써 행복한 것 아니겠습 니까?> SBS 배재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