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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에 방화" 아수라장…쌓이고 쌓였던 게 터졌다?

<앵커>

고물가와 낙후된 교육 환경에 폭발한 민심으로, 프랑스 곳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상점이 털리고 불이 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수습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먼저 파리 권영인 특파원 리포트 보시고, 현장도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거리의 매장 유리창을 깨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훔쳐 가고, 143년 된 리모주시청 청사 건물이 불에 타 버렸던 지난 토요일.

일요일인 어제(18일)도 프랑스는 도시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이어졌습니다.

공유자전거를 불에 태워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약탈한 매장 물건을 자랑하듯 나눠 가져갑니다.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학생들의 시위에 동참하면서, 고물가와 재정 악화에 항의하는 집회가 지난 이틀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토요일 하루만 경찰 추산 55만 명, 주최 측 추산 80만 명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격한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이틀 동안 2천400명이 현장 체포됐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경찰과 소방관 등 1천여 명이 다쳤고, 일부 중상자도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소와즈 포리/프랑스 시민 : 이제는 안 됩니다. 더 이상은 안 돼요. 저는 이런 나라를 원하지 않아요. 이제는 제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약탈당한 상점들이 1천5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난장판이 된 매장에서 일부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가 큰 곳은 그대로 방치된 상태입니다.

[파리다/프랑스 시민 : 만약 모든 시위가 상점 유리창이 부서지고 가게가 망가지는 것으로 끝난다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은 계속될 수 없어요. 절대 안 됩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피해 상인들에 대한 보상안을 만들고 집회 참가자와 대화하겠지만, 약탈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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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어서 자세한 현장 상황은 파리를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권영인 특파원, 앞서 리포트를 보니 파리 시내가 난장판이 되었던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파리는 지금 월요일 낮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이 바로 주말 시위가 시작됐던 래프빌리크 광장입니다.

저기 저 광장 중앙탑은 보시는 것처럼 낙서로 가득하고요, 아직도 여기는 고무 타는 매캐한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저쪽에는 불에 완전히 타버린 자동차도 방치가 돼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유리창이 깨진 수많은 상점들과 그리고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 더미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근데 이번 시위가 왜 이렇게 확산하는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정리하면 쌓이고 쌓였던 게 터졌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건 바로 3주 전에 시작된 학생 시위입니다.

당시 시위에 나온 학생들 제가 취재를 해보니까 열악한 교육 환경이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책상과 의자가 부족해서 서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교사가 부족해서 몇몇 과목은 수업도 못 받고 대학 입시를 치른다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이걸 좀 개선해 달라는 학생들 시위가 전국 학교 3분의 1로 확산을 했고요, 공감하는 교사와 학부모에다가 주요 노동단체들이 동참하면서 주말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겁니다.

학교 사정이 이런데 다른 생계 현장이 괜찮을 리가 없겠죠.

이곳 파리 경유값은 올해만 50% 넘게 올라서 리터당 3유로, 우리 돈으로 4,500원이 넘습니다.

생필품과 월세도 크게 올라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누적된 불만까지 주말 대규모 집회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마크롱 정부, 이번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렵습니다.

학교 시설 개선이 급선무인데 프랑스 정부가 준비한 예산은 교육단체가 추산한 필요 예산의 10분의 1밖에 안 됩니다.

재정난이 극심해 더 쓸 돈도 없는데요.

프랑스는 국가 부채가 6,000조 원에 육박합니다.

GDP 대비 120%나 되고 1년 이자만 약 100조 원을 넘게 내고 있습니다.

국채금리도 10년물 기준 EU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5%에 육박하고 있어서 돈을 더 찍어낼 여력도 부족합니다.

고령화와 낮은 성장률을 고려해서 오래전부터 연금 개혁 같은 재정 지출을 줄일 대책이 필요했지만, 지난 9년간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시도는 여당의 총선 패배 등을 불러오면서 대부분 실패를 했습니다.

프랑스는 내년 4월이 대통령 선거입니다.

임기 말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15%까지 폭락해서 레임덕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시민들의 분노는 지금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서 유럽 사회가 대변혁의 몸살을 앓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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