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뇌출혈 발병 후 회복 중 회사 측의 요구로 복직한 뒤 업무상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해 숨진 근로자 유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최근 A 씨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회사에서 총무팀 부장으로 근무하던 A 씨는 2021년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중 자택에서 뇌출혈이 발병해 입원했습니다.
퇴원 당시 시신경 손상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약 50% 정도 회복되는 데 그쳤고, 근력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혼자 걷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이듬해 A 씨는 회사 측에 "건강 회복을 위해 최소 3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회사는 결산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결산 업무만이라도 맡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A 씨는 복직했고, 실질적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결산뿐 아니라 총무팀 업무 전반을 수행했습니다.
같은 해 A 씨는 발작과 혼수상태 등 증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 사망했으며, 직접 사인은 자발성 뇌내출혈로 진단됐습니다.
유족은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유가족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가 A 씨의 뇌출혈을 악화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중 뇌출혈이 발병했고, 후유증으로 1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 요청에 따라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복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복직 후에도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스트레스가 기존 뇌출혈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키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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