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움이 절실한 가족들이 서비스를 신청하고도 몇 달째 기다리기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에 리모컨을 쥐여 줘도 반응이 없는 A 씨.
[TV 틀어서 봐.]
전남광주 화순에 사는 29살 발달장애인입니다.
자해, 타해 같은 이른바 '도전행동'을 보이다 방문 등 집기를 부순 흔적이 집 안에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는 20년 넘게 돌봄을 해온 세월에도 가끔씩 집에 혼자 남겨지는 A 씨 걱정에 마음을 졸입니다.
[A 씨 어머니 : '시설에 맡기지 그러냐' (주변에서) 얘기를 하거든요. 막상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없어요. 안 받아줘요. 대소변이라든가 신변 처리가 안 되니까.]
마땅한 돌봄 시설이 없어 A 씨 같은 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를, 어머니는 지자체에 신청했고 지난 3월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돌봄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넉 달을 기다렸는데, 사람을 겨우 구했다는 지난 7월, 이번엔 예산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A 씨 어머니 (지난 7월 전화통화) : 사람 가지고 노시나요? 그럼 애초에 그런 서비스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죠. 우롱하시나요?]
[전남발달장애인지원센터 관계자 (지난 7월 전화통화) : 다시 대기하셔야 될 것 같다는 말씀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A 씨 어머니 (지난 7월 전화통화) : 너희들 쓸모없는 인간들이니 그냥 죽어버려라 그러세요.]
어렵게 채용한 돌봄 인력은 그새 다시 그만뒀습니다.
[화순군청 관계자 ('채용이 언제 된다', 이게 혹시 있나요?) 공고를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죠.]
이 서비스를 받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전국에 800여 명.
A 씨처럼 대상으로 선정됐는데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의 통계는 파악이 안 되고 있습니다.
혹시 예산이 남을까 정부가 지자체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데다, 발달장애인 돌봄 유형별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정해져 있다 보니 지자체 예산은 조기 소진되기 일쑤입니다.
[김미옥/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예산을 (유형 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완화하면 어떨까…. 이용자 중심, 가족들의 돌봄 부담이 완화되는 제도로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을 169억 원 증액하기로 했는데, 돌봄 유형별 '칸막이'가 여전하고, 돌봄 인력이 추가로 받는 수당은 한 달 20만 원에 불과해 돌봄난이 해소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서승현)
인력 없거나 예산 없거나…'발달장애인 돌봄'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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