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거제에서는 때 아닌 산사태 논쟁까지 불거졌습니다. 거제시청 산사태 담당 부서가 이번 사고는 산사태가 아니라고 주장하자, 건축 담당 부서는 산사태로 봐야 한다며 맞선 겁니다. 인명피해 앞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입니다.
이어서 조민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그제(17일) 새벽, 산사태로 1층 주민 한 명이 숨진 거제 옥포동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파트 저층부를 덮치며 무너져 내린 뒷산은 여전히 가파른 경사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옹벽은 물론 낙석 방지 등을 위한 펜스도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고, 좁은 곳은 사람 1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에 불과한 옹벽과의 짧은 거리가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김정수/피해 아파트 주민 (그제) : 나무가 막 쓰러지면서 밀려오면서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거제시청 산사태 담당 부서는 이번 사고가 산사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도상 토사가 쓸려 내려간 부분이 임야가 아닌 아파트 대지 안에 있기 때문에 산사태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거제시청 A 관계자 : 모든 원인 행위나 이런 게 산사태랑 지금은 관련이 없는 거고, 우리가 볼 때는 산이지만 대지 내에서 일어난 주택 옹벽 붕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면서 같은 시청 안에 아파트 건축을 담당하는 부서로 문의하라고 밝혔지만, 해당 부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일은 자연 재난, 산사태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거제시청 B 관계자 : 제가 볼 때는 당연히 인근에 있는 임야도 같이 이렇게 무너졌죠. 대지(부분)만 딱 잘라서 이렇게 무너진다,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잖아요, 그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이런 논쟁 자체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종기/피해 아파트 주민 : 산이지. 산 아니면 뭐겠어. 이게 뭐 밭인가?]
산림청에서 내놓은 '산사태 위험 지도'에서도 이번 사고 지점 일대는 산사태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때아닌 산사태 논쟁과 관련한 SBS 질의에 산림청 관계자는 "행정적으로 따지면 산사태가 아닌 걸로 보이지만, 주민들이나 국민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윤형·강시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강윤정)
[단독] "산사태 아냐" 떠넘기기?…"그럼 밭이냐" 황당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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