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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아파트 뚫려 3명 사상…옹벽도 무용지물

<앵커>

인명피해로 이어진 이번 거제 산사태는, 15년 전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판박입니다. 두 사고 모두 순식간에 쏟아진 토사가 아파트 저층 세대를 그대로 덮쳤습니다.

이런 산사태 위력이 얼마나 크고, 또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지 유수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1년 7월 27일 이른 아침,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발생한 토사는 순식간에 아파트 단지를 덮쳤고 16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이번 거제 옥포동 산사태 역시 새벽 4시 반에 발생해, 주민들은 피할 새가 없었습니다.

[안재후/거제 산사태 아파트 주민 : 토사가 집을 뚫고 나오면서 파편이 보이고, 1층에 사람이 두 사람이 깔려 있더라고요.]

아파트 뒷면을 덮친 토사는 1층 세대를 관통해 공동 현관을 그대로 뚫고 나왔는데, 가로, 세로, 높이 1m의 물을 머금은 토사는, 그 무게가 승용차 한 대 약 1.5톤에 해당됩니다.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면 시속 11km 속도로 부딪히는 위력인데, 산사태의 경우 적게는 수십 대 많게는 100여 대 분량의 흙더미가 순식간에 쏟아져 내리는 셈입니다.

특히 이번 거제 산사태는 아파트 바로 뒤에 위치한, 경사가 매우 가파른 국사봉 뒷산에서 발생했습니다.

산비탈 쪽으로 낙석을 막는 울타리와 옹벽을 설치했지만, 이번 같은 극한 호우 상황에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거제시청 관계자 : 토사가 흘러내린 부분의 옹벽은 1.5m, 2m도 안 되는 정도….]

전문가들은 산을 깎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경우 충분한 이격 거리를 두고, 산의 특성에 따라 옹벽을 다르게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창근/국토안전관리원 원장 (전 가톨릭관동대 교수) : (옹벽의 경우) 돌산인가, 아니면 흙산인가에 따라서 아주 엄격하게 구분해 설계할 필요가 있고, 필요시에는 그 옹벽을 과도하게 좀 더 높게….]

[이영주/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 가급적 충분히 이격을 두고, 또 물리적으로 완충될 수 있는 정도의 공간들을 확보하면서 짓는 게 (바람직합니다.)]

우면산 산사태 때도 많은 양의 물을 머금은 토사가 아파트와 주택가로 쏟아졌지만, 이를 막는 시설이 없었습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호우로 인한 사망, 실종자 160명 가운데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75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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