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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도' 넘으면 에어컨도 소용 없다?…진실은

'45도' 넘으면 에어컨도 소용 없다?…진실은
▲ 에어컨 

최근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40도를 넘는 등 극한 폭염이 계속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에어컨을 틀어도 사실상 소용이 없는 상황이 머지않았다'는 주장이 확산했습니다.

이 주장은 국내 에어컨은 온대기후에 맞춰 생산된 만큼 계속 기온이 오르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폭염으로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하지 않다'는 체험담이 잇따르며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도는 에어컨 효능 관련 주장은 국내 업체가 제조한 에어컨이라고 해도 어떤 기온대의 국가에서 판매하는지에 따라 냉방 능력이 다르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내수용은 온대기후에 맞춰 설계돼 외기 온도가 45도를 넘으면 냉각 효율이 급감하면서 에어컨을 가동해도 사실상 효능이 없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온이 매년 상승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존 에어컨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이런 주장의 요지입니다.

글에 따라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온도의 기준을 43도로 보기도 합니다.

SNS에는 에어컨이 국제 표준기후 등급에 따라 T1(온대기후), T2(한랭기후), T3(열대·사막기후)로 종류가 나뉘며 이 중 T1에 해당하는 내수용 에어컨은 기온이 약 43도일 때까지만 정상 작동한다는 내용을 담은 글도 올라왔습니다.

바깥 온도가 높으면 에어컨 작동에 무리가 생기는 만큼 43도가 되면 안전장치가 작동해 에어컨이 멈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과 관련해 일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제조업체들은 국내 에어컨이 온대기후에 맞춰 제작됐다는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어컨의 성능은 한국산업표준(KS)인 KS C9306을 기준으로 하며 이는 기후 조건에 따라 다시 T1, T2, T3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T1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기후 국가에 해당하는 것으로, 산업표준심의회 자료를 보면 T1 에어컨은 정격 냉방 능력을 시험할 때 실외 온도 24~35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를 두고 실외 온도가 35도 이상인 경우는 시험 대상이 아니어서 성능 인증을 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24~35도에서 시험한다'고 '24~35도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제조업체들은 설명합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T1 기준보다 훨씬 높은 기온을 가정해 내부 시험을 거치며 거의 50도까지는 냉방 능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모두 외부 기온 49도까지 올라가는 경우에 대해서도 신뢰성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소개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도 "기준치를 훨씬 상회하는, 실외 기온 48도 조건에서도 정격 성능 시험을 진행하며 이 온도까지는 운전 효율의 손실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외부 기온이 오르면 냉방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에어컨은 실내의 열을 실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깥 공기가 뜨거울수록 열 방출이 어려워져 냉방 효율이 떨어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기온이 올라갈수록 효율이 저하되는 것은 기술 원리상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외부기온이 올라가는)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성능 시험을 하는 만큼 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SNS에선 중동이나 동남아 등지로 수출하는 에어컨은 고온인 T3 시험 조건에 맞춰 설계돼 더 높은 기온에서도 냉방 성능이 유지된다며 제조사들이 내수용을 T3 조건에 맞춰 제작하지 않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T3의 경우 정격 성능 시험의 실외 기온 기준은 24~46도로 T1보다 높습니다.

이를 두고 추후 여름철 기온이 더 오르면 그때 T3에 맞춘 새 모델을 출시해 제품 교체를 유도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제조사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T1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비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높은 기온을 견뎌야 하는 T3 제품은 압축기나 실외기 기판(PCB) 등 핵심 부품의 용량이 더 크거나 고성능이라 결국 제품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냉방 성능은 더 좋아지겠지만 부품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성능을 지닌 부품을 넣어 비싸게 팔기보다는 각 지역 특성에 맞춰 최적의 효율을 추구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거의 50도까지는 현재의 T1 기준 에어컨으로 냉방에 별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극한 폭염 상황에서 에어컨 효율을 높이기 위해 SNS에선 실외기에 물을 뿌리는 방법이 널리 공유되고 있습니다.

실외기에 스프링클러 형태의 분무 장치를 설치한 사진을 공유하면서 체감상 이런 방식으로 에어컨 효능이 개선됐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에어컨 실외기용 물 분사 노즐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제조사들은 이론적으로 물을 뿌리면 실외기 주변의 기온을 낮춰 냉방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실외기가 외부 설치를 전제로 제작되는 만큼 물을 뿌린다고 기계에 큰 결함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물을 뿌리면 부식 위험이 있는 만큼 직접적으로 물을 뿌리기보다는 직사광선을 피하는 곳에 설치하고, 실외기 주변의 물건을 치우거나 환기창을 열어주는 방식을 권했습니다.

제조사들은 에어컨 효율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로 실외기 위에 햇빛 가리개 설치를 추천했습니다.

이때 제품의 후면이나 측면을 가려서는 안 됩니다.

제조업체들은 또 실외기를 설치할 때는 실외기가 여러 대 모여있는 등 주변 온도가 오를 요인이 있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별도의 실외기 설치 공간이 있는 경우 환기창의 루버(날개)를 최대한 수평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도 권했습니다.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끼면 공기를 잘 빨아들이거나 내보내지 못해 성능이 떨어지고 전기 사용은 늘어날 수 있어 정기적으로 필터 청소를 해야 합니다.

실내 제습을 통해 습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같은 온도여도 습도가 낮으면 훨씬 시원하게 느껴지듯 실내 제습이 잘 돼 습도 관리가 되면 냉방 효율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운전 모드를 잘못 설정해 냉방이 약하게 나오는 경우도 흔히 있다며 냉방 모드를 제대로 설정했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 장시간 가동해도 냉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냉매 누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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