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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고문에 뒤집어쓴 '살인 누명'…"빗방울이 무서워요"

끔찍한 고문에 뒤집어쓴 '살인 누명'…"빗방울이 무서워요"
▲ 낙동강변 살인사건 누명 피해자인 최 모(왼쪽) 씨와 장 모(오른쪽) 씨

1991년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누명 피해자 최인철(63) 씨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빗방울을 두려워합니다.

가랑비가 머리카락에 맺혀 목덜미로 떨어질 때면 그는 물고문을 당했던 1991년 11월 부산 사하경찰서 별관의 공포를 다시 마주합니다.

최 씨는 경찰들이 잠을 재우지 않으려고 목덜미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던 그날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전했습니다.

비가 내리면 반드시 비옷이나 우산을 챙겨야 외출할 수 있으며, 샤워할 때도 물이 목에 직접 닿지 않게 주의하며 생활합니다.

그날 이후 그는 회와 함께 먹던 와사비조차 멀리하게 됐습니다.

과거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던 부친의 영향으로 회를 무척 좋아했던 그였지만, 경찰서 별관에서 겪은 고문의 기억이 그 맛을 거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경찰관들이 고통을 극대화하려고 물에 와사비를 푼 것으로 최 씨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최 씨는 물고문 당시 수건을 잡아당겨 부러진 이와 팔에 박혀 있던 철심이 튀어나왔던 고통은 시간이 지나 무감각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지만 비와 와사비처럼 그날의 기억이 겹쳐지는 순간이면 다시 경찰서에 있는 것처럼 괴롭다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체포되어 비슷한 고문을 당했던 장동익(66) 씨 역시 마음의 상처로 여전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장 씨는 몸에 난 상처는 흉터로 남지만,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빈자리를 채우는 과정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구속 당시 두 살이었던 딸이 출소 후 20대 성인이 되어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아빠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딸에게 미안한 마음과 여전한 마음의 벽 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두 사람은 1991년 11월 8일 오후 낙동강변 살인사건 용의자로 붙잡혀 조사를 받았습니다.

최 씨는 11월 11일, 장 씨는 11월 14일에 각각 범행을 자백하는 자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단계부터 경찰의 고문으로 인한 허위 자백임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산지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13년 모범수로 출소하기까지 21년 5개월 20일, 총 7천 841일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2021년 2월 4일 고문 등 가혹 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최 씨와 장 씨는 최근 재심 재판에서 고문 사실을 부인했던 당시 경찰관 5명을 위증 혐의로 부산경찰청에 고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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