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유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빗썸이 아직 회수하지 못한 코인 액수가 130억 원이 넘습니다. 이용자들이 잘못 입금된 코인을 곧바로 현금화하거나, 이걸 팔고 다른 코인을 샀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확인해 보니 이용자 80여 명이 이미 코인을 현금화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일요일 8시 뉴스는 홍영재 기자의 단독보도로 시작하겠습니다.
<기자>
빗썸이 이벤트에 참여한 가입자에게 당첨금 지급을 시작한 건 그제(6일) 저녁 7시쯤입니다.
그런데 총 62만 원이 지급돼야 하는 당첨금이 62만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되면서, 249명에게 60조 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지급됐습니다.
입금 사고를 빗썸이 인지한 건 이벤트 시작 20분 뒤, 거래와 출금 차단 조치에 나선 건 35분 뒤였습니다.
그 사이 1천억 원대 비트코인 매도 주문 등 이례적인 거래가 쏟아졌습니다.
[빗썸 이용자 : 갑자기 한 사람이 글을 쓴 거예요. 자기 지갑에 2천 개가 들어왔다고 비트코인 2천 개니까, 2천억이 조금 넘을 거예요.]
빗썸은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의 99.7%를 사고 당일 회수했습니다.
문제는 아직 돌려받지 못한 비트코인 125개 분량입니다.
SBS 취재 결과, 지갑에 들어온 비트코인을 현금화에 나선 사람은 8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를 인지한 빗썸이 조치에 나서기 전에 비트코인을 판 대금을 연결된 개인 계좌로 이체한 규모가 약 30억 원, 원래 있던 자신의 예치금과 합쳐 다른 가상 화폐를 산 경우가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빗썸은 해당 가입자들을 접촉해 판매 대금을 돌려달라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사고 당시 시세 급락으로 비트코인을 팔아 손해를 본 고객에게 매도 차익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을 지급하고, 일주일간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보상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담당자 실수 한 번으로 60조 원에 달하는 거래가 집행된 데다, 거래소가 실제 가진 것보다 훨씬 많은 코인이 지급될 수 있는 '장부 거래'가 드러나면서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장부와 거래소 보유 자산 간 검증 체계가 있는지, 사고를 막는 내부 통제 장치는 있는지 모든 거래소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손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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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제는 이렇게 하루아침에 계좌에 생겨난 코인을 이용자가 이미 현금화했다면, 빗썸이 이걸 회수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런데 거래소에서 잘못 보낸 코인은 은행에서 잘못 보낸 돈과는 달리 다시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박재현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궁금한 점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6월, 그리스 국적 A 씨는 실수로 200비트코인을 한국인 B 씨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에 이체했습니다.
B 씨는 반환 요청을 거부하고 비트코인을 팔아 대출을 갚는 데 썼고, 검찰은 B 씨를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법원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비트코인은 화폐 같은 물리적 실체가 없어서 '재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비슷한 사례의 다른 재판에서도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형사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이정엽/변호사(전 블록체인법학회장) :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자산, 그러니까 돈하고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라는 고려가 반영된….]
돌려받을 길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법원은 비트코인이 '경제적인 가치'는 있다고 인정합니다.
따라서 손해배상 등 민사 소송을 통해 당시 가치만큼 돈으로 돌려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다 써버려서 재산이 없거나 파산하면, 형법상 처벌받지 않을 경우 돈을 돌려받기가 더 어렵습니다.
[신동욱/SBS 자문 변호사 : 횡령 배임 등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면 확실히 면책의 예외 사유가 됩니다.]
가상자산과 관련해 명확한 판례나 기준이 나오지 못하는 건 급격히 성장한 가상자산 시장을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는 물론 발행이나 유통, 공시 등을 규율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해당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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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박재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보유 비트코인보다 더 많은 양 지급 가능?
[박재현 기자 : 빗썸이 실제로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4~5만 개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담당자의 실수 한 번에 12배나 많은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249명의 고객 계좌에 찍혔습니다. 이건 사실상 365일 24시간 거래가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블록체인에 기록을 할 수가 없으니까 이 데이터베이스, 즉 자체 장부에만 거래를 기록하고, 거래소 밖으로 나가는 경우 등에만 블록체인에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빗썸의 비트코인 가격만 폭락했을 뿐 글로벌 비트코인 시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빗썸 같은 중앙화 거래소는 다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지만, 마음만 먹으면 장부상 숫자를 조작해서 가짜 코인을 유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Q. 빗썸 내 실물 코인 문제 없나?
[박재현 기자 : 전산 장부상의 오류이기 때문에 빗썸이 보관하고 있는 고객의 비트코인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빗썸도 지갑에 보관된 코인 수량은 고객 화면에 표시된 수량과 100%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앞서 보셨듯이 이미 매도돼서 유출된 비트코인을 끝까지 회수하지 못하면 빗썸이 채워 넣어야 합니다.]
Q. 법원이 비트코인을 재물로 보지 않은 이유?
[박재현 기자 : 맞습니다, 법원이 비트코인을 재물로 보지 않는 건 만질 수도 없고 전기 같이 관리할 수 있는 에너지도 아니라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대부분 나라에서 법정 화폐로 인정되지 못하고 순식간에 가치가 사라질 수도 있는데 법정 화폐만큼 비트코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법원도 금전과 비슷하고 현금화를 할 수도 있다면서 가치를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민사에서는 비트코인의 재산 가치가 폭넓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다만 최근에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추후 판결에서는 법원이 다르게 볼 가능성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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