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온몸에 구더기가 꼬일 정도로 상처가 났던 아내를 방치해 숨지게 한 육군 부사관 사건이 알려지면서 최근 공분을 일으켰죠. 저희 취재 결과, 군검찰이 이 부사관에 대해 애초 적용된 중유기치사 혐의 대신 살인 혐의로 적용해 재판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내가 숨질 걸 예상하고도 고의로 방치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민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군검찰이 상처가 난 아내를 방치해 온몸에 욕창과 구더기까지 생긴 상태로 사망에 이르게 한 육군 부사관 A 씨를 어제(15일)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앞서 군사경찰이 지난달 26일 보호 의무를 하지 않고 방치한 중유기치사 혐의로 넘긴 사건을 '살인 혐의'로 바꿔서 적용한 겁니다.
군 검찰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A 씨가 죽음에 이를 걸 예상하면서 고의로 방치해 사실상 살인죄를 저지른 걸로 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앞서 A 씨는 지난달 17일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는데, 구급대 도착 당시 A 씨 아내 온몸에 오물 등이 있는 사진과 3개월 전부터 구더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의무기록지 내용이 공개돼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유족 : 온몸에 배변이 다 묻어 있는 상태로 왔고. 어깨 겨드랑이 오른쪽 쪽 그쪽에 괴사가 돼 있고.]
A 씨 아내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하루 만에 숨졌는데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의 상태를 몰랐다"며 발뺌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유족 : (같은 집에서 살며) 출퇴근했고 강아지 산책도 시키러 나갔고. 냄새는 왜 몰랐냐 냄새도 그런 뭐 (집안) 향기 때문에 몰랐다. 근데 절대 모를 수가 없어요.]
고인이 최근까지 A 씨에게 쓴 편지와 일기장도 발견됐는데, "병원 좀 같이 가자"거나, "죽고 싶다. 죽어야 괜찮을까"라는 내용이 담겼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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