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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보유' 인정하면 대화 가능"…트럼프 반응 주목 (풀영상)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북핵 동결은 임시적 비상조치로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핵화로 가는 첫 단계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거듭 강조한 겁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폐기가 아닌 동결에 합의하더라도 이걸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첫 소식, 박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예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22일)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매년 15기에서 20기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핵 생산을 동결하는 방안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잠정적으로야 얼마든지 동의할 수 있죠. 그게 현실이니까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분명한 이익이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비핵화란 궁극 목표를 향해서 결실 없는 노력을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중 일부라도 달성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핵무기의 폐기 대신, 당분간 생산 중단이란 합의를 하더라도 그걸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갖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선 현재 북미 간 구체적 대화가 진행되진 않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우리는 어떻게든지 이 대립과 갈등, 특히 군사적 긴장 격화에 대해서 탈출로를 만들어야 할 상황입니다.]

북중러 밀착과 관련해선, "분명히 우리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UN 총회 참석차 오늘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습니다.

동결, 축소, 비핵화란 '북핵 3단계 해법'을 제시한 이 대통령이 모레 새벽, UN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보다 구체적 언급을 할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남 일, 디자인 : 최양욱, 출처 :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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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보신 이재명 대통령의 인터뷰가 보도된 것과 거의 비슷한 시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도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를 털어버리면 미국과 마주 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고, 남북은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국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안정식 기자>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그제(20일)와 어제 이틀 동안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틀째 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 이런 언급을 내놨습니다.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신들의 핵보유를 인정해 준다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단절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남북이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에 고착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에 대해서도 거칠게 날을 세웠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관계 개선과 평화를 떠들고 있지만, 본질상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흡수통일 야망에 있어선 이전의 악질 보수 정권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란 비난을 퍼부어댄 겁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남한과는 대화 의지가 분명히 없다는 것을 명백히 하며, 미국과 관계를 풀어가는 데 집중하겠다, 이런 쪽 접근이라고 봐야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핵 보유를 헌법에 명시한 만큼 자신들에게 비핵화를 요구하는 건, 위헌행위를 하란 거라며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 핵을 맞바꾸는 협상은 영원히 없을 것이란 공언도 이어갔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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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를 포기하라는 조건을 내걸긴 했지만, 트럼프 2기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북미 대화에 열린 자세를 보였습니다. 과연 미국이 이 조건을 받아들일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워싱턴 김용태 특파원입니다.

<김용태 특파원>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내건 북한과 포괄적 비핵화를 요구한 미국은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선희/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 (2019년 3월) :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셨나.]

비핵화 목표 포기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추억을 언급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 나온 대화의 손짓입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북미대화에 계속 긍정적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지난 6월) :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서신 교환에 열려 있고, 싱가포르(1차 북미회담)에서 이뤘던 진전을 보고 싶어 합니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답변하실 겁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선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대화를 추진해 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달) :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고, 쉽지 않겠지만 그를 올해 안에 만나고 싶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 3월) :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많이요. 확실히 그는 '핵보유국'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북한도 제재 풀기에 집착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포기 조건'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지가 관건입니다.

이른바 '하노이 노딜' 경험 때문에 양측 모두 신중할 거란 전망과, 우선 회담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트럼프가 유연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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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정식 북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Q. 김정은, '북미 대화 직접 언급' 이유는?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 그동안에도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서 미국이 대화하고 싶으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라, 이런 메시지가 나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정은의 입으로 북미 대화를 언급했다는 부분이 특이하고요. 북한이 북미 대화로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렇게 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미국은 비핵화, 북한은 핵 보유 인정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상당한 밀고 당기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Q. APEC 정상회의 계기 북미 정상 만남 가능성은?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 일단 김정은이 경주에 올 가능성은 거의 없고요. 이번 정상회의 계기로 이를테면 2019년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같은 '깜짝 만남'이 있을 수 있느냐는 건데 저는 가능성을 조금은 열어둬야 한다고 봅니다. 북미가 사실 제대로 협상을 하려면 비핵화 문제에 대한 이견 때문에 당장은 쉽지 않지만요. 판문점 회동 같은 경우에는 어떤 합의를 이뤄야 하는 데는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종의 이벤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미 정상 모두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벤트로 활용하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판문점 회동 가능성, 제2의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Q. 북핵 동결, '핵보유 용인' 우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 이 대통령이 비핵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핵 동결 조치만으로도 분명한 이익이 있다고 이렇게 언급을 했는데요. 문제는 핵 동결로 핵심적인 인 대북 제재가 폐기가 되고 나면 북한이 더 이상의 진도를 빼지 않는 상황. 그러니까 더 이상 핵 포기로 가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북핵을 용인하는 쪽으로 가게 될 우려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또 지금 상태에서 북한이 핵 동결을 할 경우에 북한 ICBM이 아직은 미국을 때리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지금 상태에서 핵 동결이 되면 미국은 안전해지거든요. 그러면 미국도 북핵 포기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미국을 통해서 우리 입장을 관철하는 것일 텐데, 지금 한미 간에 여러 가지 미묘한 현안들이 있잖아요. 우리 입장이 확실하게 미국에 관철될 수 있을지 이 부분도 좀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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