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임안이 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다른 당의 간사 선임을 표결로 무산시킨 건 이번이 처음인데, 여야가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으면서 회의장은 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동안 상정되지 않았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안이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올랐습니다.
회의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습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등 내란을 옹호하는 행보를 보였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서 검찰이 나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는 이유로 간사 선임에 반대했습니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최혁진/무소속 의원 : 다시는 이런 인간이,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간사까지 나오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야!) 누가 야에요, 누가! (이리 와봐! 인간이라니!)]
국민의힘은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는 '호선'하게 돼 있는 국회법을 들어, 간사 선출은 각 당의 추천을 존중하는 게 관행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 6선 의원 하신 추미애 의원님, 간사 선임에 대해서 표결한 적 한 번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이게 바로 의회 독재입니다.]
상대의 가족까지 언급되면서 충돌은 더욱 격해졌습니다.
[박지원/민주당 의원 : 남편이 법원장이니까 아내가 법사위 간사 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잖아요.]
[곽규택/국민의힘 의원 : 사모님은 뭐하세요 지금? (돌아가셨어요.) 그렇죠,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
[인간 좀 돼라, 인간 좀! (아까 이야기 누가 먼저 했어요?) 인간이 되라고!]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간사 선임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투표수 10표, 반대 10표로 부결됐습니다.
상임위 간사 선임안이 표결에 부쳐져 부결된 건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민주당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선 나 의원을 간사로 선임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간사 선임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발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