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NS나 중고 거래 사이트 계정을 사들인 다음 이 계정으로 온라인에서 사기를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범행에 활용된 계정은 5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중 대부분은 청소년들이 돈을 받고 일당에게 판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텔레그램에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이름을 검색하니, 해당 플랫폼 계정을 사고파는 채팅방이 바로 뜹니다.
경찰은 최근 중국과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차리고 이러한 채팅방을 통해 확보한 대포 계정들로 온라인 사기를 벌인 42명을 검거해 이 중 14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된 대포 계정 532개 가운데 90%가 청소년 명의 계정들이었습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신뢰도를 뜻하는 이른바 '온도'가 높거나, 계정을 만든 지 오래될수록 높은 가격에 사들여 가격은 1만 원부터 최대 13만 원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김선겸/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1대장 :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금전 피해가 있을 경우도 많이 없고 범죄에 이용되는 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대부분 청소년은 용돈벌이를 위해 본인 계정을 팔았는데 일부는 남의 계정을 빼앗기 위해 강요, 협박하는 등 학폭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SNS 계정 판매' 피해 학생 : 반에서 소위 일진이라는 친구들이 전화를 걸어서 '계정을 빌릴 수 있냐'고.]
이렇게 사들인 계정은 다양한 온라인 사기 범죄에 악용됐습니다.
중고 거래 글을 올린 다음 허위 결제 사이트로 유도해 돈을 갈취하거나, 불법 투자 리딩방을 운영한 겁니다.
피해자는 1천462명, 피해액은 67억 원에 달했고, 이번 사건으로 검거된 42명 가운데 청소년이 19명입니다.
경찰은 해외로 도망친 조직원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 수배를 통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