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대한 모래폭풍이 덮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공항이 마비됐고, 6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습니다.
보도에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거대한 모래 언덕이 도시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이윽고 모래 폭풍이 공항으로, 축구 경기장으로, 마을과 도로로, 들이닥칩니다.
[차량 운전자 :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앞이 조금 보입니다. 뒤에 차가 있는 것 같아요.]
미국 서남부 애리조나주의 대도시 피닉스 일대를 거대한 모래폭풍이 덮쳤습니다.
[차량 운전자 : 지금 한밤중인 것처럼 시야가 완전히 어둡습니다.]
강한 뇌우와 강풍도 몰아치면서 가로수들이 쓰러지고 6만여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애리조나주 주민 : 나무가 갈라지고 뭔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 '방금 나무에 번개가 친 건가?' 싶었어요. 소리가 워낙 컸거든요.]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은 시속 113km의 돌풍이 불면서 공항 터미널 지붕과 다리 일부가 파손됐고, 1시간 동안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중단됐습니다.
'하부브'라 불리는 이 모래 폭풍은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땅에 부딪히면서 지표면의 먼지와 모래를 끌어 올리며 만들어진 거대한 먼지 폭풍입니다.
건조하고 모래가 많은 아프리카 북부나 미국 남서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여름철 고온 조건에서 잘 발생합니다.
[션 베네딕트/국립기상청(NWS) 수석 기상학자 : 이런 폭풍 속에서는 시야가 순식간에 0으로 떨어져 앞을 전혀 볼 수 없게 되거든요. 특히 고속도로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중부에서도 하부브로 수십 대의 차량이 추돌하고 대규모 정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하부브의 발생이 더 잦아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모래폭풍 현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