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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 우수' 용산구에 대상 준 서울시, 이태원 유족 반발에 뒤늦게 취소

'안전관리 우수' 용산구에 대상 준 서울시, 이태원 유족 반발에 뒤늦게 취소
▲ 박희영 용산구청장(오른쪽)과 김진배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이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1등)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산구에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상을 수여한 서울시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뒤늦게 취소 결정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늘(27일)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아픔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구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필요 이상의 과도한 홍보를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용산구가 수상한 '대상'에 대하여 수상을 취소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구의 수상에 대해 "유족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너무도 상식 밖의 일이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한 뒤 경위를 설명·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서울시는 밝혔습니다.

앞서 시는 지난 22일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에 대상을 수여했습니다.

용산구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회 본선에서 '용산이 함께하는 핼러윈 대비 다중운집 인파 안전관리'를 주제로 발표했고, 지난해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홍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적절한 시상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용산구청의 수상을 취소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핼러윈 축제는 하나의 현상이고 주최자가 없는 축제이기 때문에 자신은 참사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부정해온 이가 바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최자가 없는 축제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을 두고 '과거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통렬하게 반성이라도 해야 맞지 않은가"라며 "용산구청은 주최자 없는 축제에 안전관리 의무가 지자체와 지자체장 본인에게 있다고 시인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이후 제명 위기에 처하자 탈당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참사 이후에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한 혐의 등을 받았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도주, 증거 인멸 우려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이후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지난해 9월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는 "사전 대비, 사고 임박, 사고 발생 이후 등 모든 단계에서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할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번 경진대회가 자치구 인파 관리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각종 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실무 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워크숍 성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서울 어디에서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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