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의 벽돌공장에서 지게차에 묶여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이주노동자가 머물 곳이 없어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대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A 씨는 그동안 벽돌 공장에서 일하면서 회사가 제공한 숙소에서 관리비 등을 내며 생활해 왔습니다.
지게차 사건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사업장 밖으로 나왔는데 마땅한 쉼터나 보호시설이 없어 숙박업소를 옮겨 다니는 등 매일 거처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겁니다.
A 씨는 공장에서 나오는 급여를 모아 본국으로 돌아가 집을 사고 결혼하기 위해 지게차에 매달린 사건 이후로도 5개월이나 참고 일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장을 떠나긴 했지만, A 씨는 이제 새로운 근무처를 구하지 못하면 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A 씨는 최장 3년 동안 국내에 체류할 수 있지만 90일 이내에 새로운 근무처에 고용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바뀌어 강제로 출국해야 합니다.
A 씨는 회사를 바꿔달라는 사업장 변경 신청서를 최근 나주고용복지센터에 제출했습니다.
사업장을 옮기려면 사업주의 동의가 필요한데 최근 불거진 괴롭힘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A 씨는 최근 사측으로부터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주노동자단체는 피해자의 체류 자격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 당장 머물 수 있는 보호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 정경윤, 영상편집 : 김나온,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