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도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억지 주장은 21년째 반복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어린이용 백서까지 직접 책으로 만들어서 초등학교에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문준모 특파원 리포트부터 보시겠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가 이시바 총리 주재로 열린 각의에서 올해 방위백서를 채택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은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평가했지만, 독도에 대해선 21년째 같은 억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며, '일본 주변 안전보장 환경'이란 지도에서 '다케시마를 둘러싼 영토 문제'가 있다고 표기했습니다.
일본 자위대의 경계, 감시 범위를 표시한 지도에도 독도 주변을 파란 실선으로 구분해 일본 영해에 속한다는 주장을 강조했습니다.
내용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지만 이번엔 미래 세대에 방위백서의 이념을 확산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2021년부터 온라인으로만 공개하던 어린이용 방위백서를 책으로 출간해 일선 초등학교까지 배포하기 시작한 겁니다.
[나카타니 겐/일본 방위상 : 장래를 담당하는 초중등 학생 여러분에게도 입문서가 될 '일본의 방위'도 동시에 공표했습니다.]
어린이용 백서에는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설명은 빠졌지만 지도에는 다케시마라는 지명으로 독도를 일본 영토에 넣었습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라며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일본대사관 정무공사와 방위주재관을 각각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병직, 디자인 : 방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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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도쿄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문준모 특파원, 이런 방위 백서를 어린아이들이 보게끔 별도 책자까지 만들어 배포했단 거, 어떤 의미로 봐야할까요.
<기자>
일본 미래 세대에게 일본 보수 정권의 역사 인식을 주입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방위백서만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 '일본 영토주권 전시관'이란 곳이 재개장했는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안내 영상 들어보시죠.
[어린이용 전시관 안내 영상 : 북방영토(쿠릴열도)와 다케시마(독도)는 러시아와 한국이 각각 불법 점거하고 있어서 일본 사람이 가서 살거나 어업을 하지 못하고 있단다.]
이 전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이 미래세대 역사인식에 얼마나 신경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최근 우리와 관계 복원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하는 행동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기자>
지난달 이시바 일본 총리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행사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시바/일본 총리 (지난달 19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행사) : 한일 협력의 저변을 넓히면서 그동안 만들어온 교류의 바통을 꼭 다음 세대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전직 총리에 현직 장관까지 대거 참석해, 일본의 태도가 전향적이란 평가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에선 여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노동을 설명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유네스코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려던 우리 정부의 시도도 표결 끝에 무산됐습니다.
과거사 문제와 한일 협력을 분리대응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지만, 갈등이 쌓이다 보면 협력 차질도 불가피합니다.
다음 달 이시바 총리의 종전 80주년 기념사와 10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 또 지난해 파행을 겪은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추모식에서 일본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