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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인수" 논란 나오더니…"100억 넘게 떼일 위기"

정육각·초록마을, 기업회생절차 개시

<앵커>

친환경 먹거리 유통업체로 잘 알려진 '초록마을'이 최근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인수 논란이 끊이지를 않았는데, 결국 납품업체들만 100억 원 넘는 대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록마을의 지배기업인 정육각 본사입니다.

지난 4일 기업회생 신청 직후 직원 전원이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정육각 직원 : 오늘부로 전부 지금 퇴사하고 공장 정리한다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마음이 급해진 건 물품을 납품하고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업체들입니다.

통화도 안 돼 초록마을 본사로 달려왔지만, 아무도 만날 수 없다며 발을 굴렀습니다.

[초록마을 협력업체 관계자 : 걸면 바로 끊어져요. 착신을 거부해 놓은 거 같아요. 작년 말부터 대금 지급이 조금씩 늦어지더라고요. 1천200만 원 정도 못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해부터 납품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초록마을 측은 4월에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면 현금이 들어온다며 추가 납품을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이 요구에도 응했다가 2억 원 가까이 떼일 상황이라는 겁니다.

[초록마을 협력업체 대표 : '올 4월이 지나면 돈이 만들어지니 물건을 넣어달라'고 해서 물건을 또 넣었어요. 납품해 돈을 버는 사람인데 초록마을한테 함부로 할 수 없잖아요.]

초록마을 협력업체는 모두 250여 곳으로 정산하지 못한 물품 대금만 100억 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담보 없는 상거래채권이어서, 회생절차 결과에 따라 일부는 못 돌려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초록마을 측은 정상 영업을 통해 대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회생법원의 '사업계속 포괄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물류센터 직원과 택배기사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록마을 택배기사 : 책임지시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책임지실 거예요. 지금 저희 돈 못 받는다고 확정이 났잖아요.]

정육 스타트업인 정육각은 지난 2022년 대상그룹으로부터 초록마을을 인수했는데, 인수 비용 876억 원의 90%를 사실상 외부에서 끌어모은 돈으로 충당해 무리한 인수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납품업체들의 공급 중단이 이어지며 전국 230여 개 가맹점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김종태, VJ : 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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