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오늘(11일)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동시에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 당시 수사외압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정부 인사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에 나서며 'VIP 격노설' 실체 규명을 위한 고강도 수사를 본격화했습니다.
특검팀은 오늘 오전 9시쯤부터 윤 전 대통령의 사저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대해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민영 특검보는 "압수수색영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 혐의"라며 "채상병 기록과 관련해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하도록 하고, 그 이후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 그 과정 전체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로 고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으로 전날 새벽 구속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습니다.
정 특검보는 "압수수색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하면 당사자 없이도 압수수색이 가능하다"며 "현재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입니다.
지난 2일 수사 개시 선언 이후 9일만에 수사외압 의혹 정점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간 것입니다.
한편, 특검팀은 오늘 오전부터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전 원장은 'VIP 격노설'이 제기됐던 대통령실 회의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인사입니다.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임 의원의 여의도 국회의원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고, 채상병 사건 이첩 보류 등에 관여한 국방부 법무관리실 실무자의 사무실도 압수수색이 진행 중입니다.
전날 특검팀은 국방부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 한 바 있습니다.
특검팀은 오늘 오후에는 'VIP 격노설' 회의에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김태효 전 안보실 2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회의서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최초 보고됐고, 그 내용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알려졌다"며 "당시 회의에서 보고받고 지시한 내용, 개입이 이뤄진 경위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