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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0만 원" 결국 총알받이…청년들 빠진 고액알바 덫

"월 1000만 원" 결국 총알받이…청년들 빠진 고액알바 덫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최근 각종 사기 범죄와 관련한 고액 아르바이트 유혹에 넘어가 '범죄 총알받이'로 이용되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범죄 상위 조직은 이들을 이용해 쉽게 범행하고 적발되면 '꼬리 자르기'로 책임을 떠넘겨 청년들을 범죄에 악용하고 있습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사기 범죄 건수는 2023년 2만 1천714건, 2024년 2만 3천406건, 올해 지난달 기준 1만 2천237건 발생했습니다.

이 중 사이버 사기 범죄는 2023년 1만 1천682건(53.8%), 2024년 1만 6천108건(66%), 올해 지난달 기준 8천615건(70.4%)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사이버 사기 범죄에서도 가장 빈번한 유형은 '물품 사기형'으로, 지난해 전체 사이버 사기 범죄 중 절반이 넘는 8천215건(51%)을 차지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가상자산이나 비상장 주식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금만 받아 가로채는 유형도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사기 범죄로 검거되는 피의자 대부분은 피해자들 돈을 받아 조직 총책에게 전달하는 현금 인출책과 전달책 등 하위 조직원들입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 사이트나 SNS 등에서 '고액 알바'라는 말에 현혹돼 대부분 범죄임을 알고도 범행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2021년 '경찰학연구'에 발표된 '보이스피싱 전달책의 가담 경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총 235명의 전화금융사기 전달책 피의자 중 166명(70.6%)이 구직사이트를 통해 범행에 참여했습니다.

202명(86.0%)은 직업이 없었으며, 19∼29세가 164명(69.8%)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과거 전화금융사기와 마약 관련 범죄 등에 이용되던 현금 인출책 등은 최근 국내 점조직 형태로 발전하며 대부분 범죄에 투입됩니다.

개인이 소액 위주로 범행하던 물품 사기 역시 외국에 거점을 둔 조직이 차명계좌와 전화를 이용해 인출책 등을 끼고 피해금을 받아 챙기는 식으로 진화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인터넷 물품거래 사이트에서 중고차와 야구 티켓, 백화점 상품권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653명에게서 3억 2천여만 원을 가로챈 20대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통장 모집책과 현금 인출책 등을 끼고 마치 물건이 있는 것처럼 글을 올린 뒤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돈만 받고 잠적하는 식으로 범행했습니다.

SNS에 올라온 고액 알바 광고 (사진=SNS 속 광고화면 캡처, 연합뉴스)

청년들이 이 같은 범죄에 뛰어드는 것은 돈 때문입니다.

주로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현혹돼 인터넷이나 SNS에서 일자리 구하듯 스스로 범죄에 가담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SNS 등에 '고수익 알바'라고 검색하면 불법적 일을 암시하며 범죄를 유혹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 않고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져 고정 수입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범행에 적발되는 것은 대부분 이들입니다.

총책 등 상부 조직원은 해외에서 범행을 실행하고, 돈을 인출하거나 세탁하는 등 상부 조직이 실제 돈을 받아 챙기기 위한 과정에서는 위험 부담이 큰 하부 조직원이 도맡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합당한 처벌은 물론 범죄 조직에 가담되는 구조와 이러한 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런 범죄는 지인들끼리 소문을 타고 더 쉽게 범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나 학교 기관에서 디지털 윤리 교육과 범죄 예방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며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범죄라고 인지하는 정도가 낮아 합당한 처벌과 교육이 중요하고 쉽게 고액 알바에 접근하는 구조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SNS 속 광고화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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