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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공격했는데 트럼프마저 "이란 감사"…반전 있었다 (풀영상)

'12일 전쟁' 휴전 합의…이란, 사실상 백기투항

<앵커>

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멈추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나라가 휴전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SNS에 올리며, 자신이 중재 역할을 했다는 걸 과시했습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도 양측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중동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모양새입니다.

오늘(24일) 첫 소식, 김민표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김민표 기자>

"모두에게 축하를 전합니다."

깜짝 휴전 합의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순차적으로 12시간씩 휴전한 뒤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의대로라면 우리 시간으로 내일 낮 1시에 앙숙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 전쟁에 마침표를 찍는 겁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합의를 공식 발표했고, 이란도 국영방송을 통해 휴전 발효를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SNS 글에서 자신의 역할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두 나라가 동시에 자신에게 접근해 '평화'를 거론했다면서, "지금이 적기임을 알았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휴전이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몇 시간 뒤 이스라엘은 이란이 휴전 합의를 어겼다면서 강력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이란이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2발을 발사해 요격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란은 미사일 발사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휴전이 개시되기 직전까지도 양측은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이란이 쏜 미사일에 이스라엘 남부에서 4명이 숨졌고, 이란 테헤란 곳곳에서도 폭발음이 이어졌습니다.

양측의 긴장이 계속되면서 이번 휴전으로 12일간의 충돌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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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결정은 수세에 몰린 이란이 사실상 백기투항을 한 거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휴전 발표가 나오기 앞서서, 이란은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했는데, 일종의 체면치레를 위한 보여주기식 공격이었습니다.

이어서 김경희 기자입니다.

<김경희 기자>

미사일이 흰 연기를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현지 시간 23일 오후 이란이 카타르 미 공군기지에 미사일 14발을 쐈습니다.

미국이 핵시설을 타격할 때 쓴 벙커버스터와 같은 숫자입니다.

[아미르 하타미/이란 육군 총사령관 : 순교는 큰 축복이지만 지금은 승리를 위해 싸울 때입니다.]

테헤란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습니다.

[테헤란 시민 : 미사일을 더 많이 쏘았으면 좋았을 겁니다. 중동에 있는 모든 미군을 관에 넣어 돌려보내야 합니다.]

이런 결기와 달리, 미사일은 대부분 요격됐고 사상자도 없었습니다.

이란이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미리 알렸기 때문입니다.

미군 기지 공격이 강경파를 달래려는 일종의 체면치레였을 뿐 미국을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걸 분명히 한 것입니다.

실제로 알 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에서는 공격에 대비해 항공기 대부분이 철수한 상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격 계획을 알려준 이란에 감사하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이란은 지난 2020년 솔레이마니 혁명사령관이 암살 당해 이라크 미군 기지를 타격했을 때도 공격 사실을 미리 알린 바 있습니다.

[레나드 만수르/채텀하우스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 : 더 이상 하나의 지역 분쟁이 아니라, 이란 지도부에게는 체제 생존이 걸린 전쟁입니다. 실존적 전쟁입니다.]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에 군 수뇌부가 전멸하다시피 했고, 방공망도 무력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시설 3곳이 공격받았고, 정권 존립 자체가 위협받으면서 이란으로서는 휴전 외에 선택지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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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 며칠 전 세계를 불안하게 했었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총을 내려놓기로 일단 합의했지만, 평화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입니다.

중동 현지에서 취재하고 온 곽상은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휴전 합의 발표가 나오기 직전까지도 이스라엘에서 취재를 했는데, 거기서 나오는 길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곽상은 특파원>

네, 이스라엘 하늘길이 막힌 상태여서, 입국 때처럼 육로를 통해 이스라엘을 빠져나왔습니다.

요르단 등 주변국까지 항공기 운항이 수시로 취소되고는 있는데, 확전보다는 상황 관리 쪽으로 분위기가 흐르면서 무사히 취재를 마치고 항공편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한창 싸우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일단 손을 맞잡은 모양새긴 한데, 이 휴전 합의가 잘 지켜질지 이게 관건 아니겠습니까?

<곽상은 특파원>

네, 한국 시간 내일(25일) 오후 1시까지 양측이 공격을 하지 않으면 전쟁을 멈춘다는 게 휴전안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스라엘이 이란의 협정 위반을 문제 삼고 나오는 등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는 양쪽 모두 강경파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경을 살펴보면, 이란으로선 정권 존립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휴전 외엔 딱히 출구 전략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이스라엘도 요격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이어서 언제까지 이렇게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소모전을 끌고 갈 순 없습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미국을 개입시켜 이란 핵 개발을 저지했다는 점에서 위태로웠던 정치생명을 연장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선제 공격에 나섰던 이스라엘이 명분으로 삼았던 게 이란의 핵 개발이었는데, 그렇다면 이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입니까?

<곽상은 특파원>

네, 이스라엘도 미국도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핵 위협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 이란은 이제 핵무기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이 가진 장비를 파괴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건 엄청난 성과입니다.]

위성사진상으로도 핵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건 명백합니다.

다만 이란은 60%의 고농축 우라늄 408kg 정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미국의 공습 전에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비정상적인 트럭 움직임이 관측되는 등 농축 우라늄이 미리 빼돌려졌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란이 장기적으로 핵 개발 노선을 포기할지가 관건인데, 이번 공습으로 핵 개발 시계는 늦춰졌지만, 정권 차원의 개발 의지까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따라서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상황은 언제든 다시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는 점이 남은 가장 큰 우려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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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사실 어제(23일)까지만 해도 세계 경제가 크게 출렁였는데, 오늘 휴전 소식에 시장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모습입니다. 이 내용은 미국 워싱턴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용태 특파원, 아무래도 중동 국가들이 얽혀 있는 문제라서 기름값이 걱정이었는데, 국제 유가가 많이 내려가고 있네요?

<김용태 특파원>

그렇습니다, 국제 유가는 휴전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이른바 약속 대련이라는 평가처럼 이란의 보복이 약했고, 사전에 통보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유가는 7% 이상 떨어져 장을 마쳤습니다.

이후에 휴전 합의 소식까지 나오자 유가는 지난주보다 10% 이상, 그러니까 무력 충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는데, 잠시 뒤에 오늘 장이 열리면 시장의 반응이 좀 더 분명해질 것 같습니다.

<앵커>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한 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성과처럼 내세우고 있는데, 그럼 앞으로 트럼프의 기대대로 흘러갈까요, 어떻습니까?

<김용태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휴전이 무기한, 즉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완전히 종식됐고, 두 나라가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일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 일을 완료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핵 개발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아직은 휴전 합의 자체도 불안 불안해서 트럼프의 이런 기대가 실현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어쨌든 미국의 공습 이후 어쨌든 휴전이라는 결과물이 나왔는데, 이걸 두고 지금 미국 안에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김용태 특파원>

현재까지는 힘을 통한 평화를 이뤄냈다, 이런 긍정 평가가 좀 더 많습니다.

물론 의회 승인 없이 공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크 존슨/미 하원의장 (공화당) : 정말 놀라운 성과입니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공입니다. 이것이 바로 힘을 통한 평화입니다.]

[오카시오-코르테즈/미 하원의원 (민주당) : 어떤 법적 승인도 없이 위헌적으로 미국을 분쟁에 개입시킨 중대한 결정에 대해 지금 바로 논의해야 합니다.]

민주당에서도 후한 평가가, 공화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휴전 지속 여부가 미국 내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 등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곧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떠납니다.

유럽 우군들에게 이번 공습과 휴전 합의 과정을 설명하고 지지를 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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