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군산시 박지수 주무관
'이건 수당 꼭 챙겨줘야 합니다.', '공무원이시라면 진짜 진짜 존경합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기간 화제가 됐던 홍보 영상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전북 군산시 공식 계정(인스타 @gunsan_official)에 올라온 '공무원이 투표 날 듣는 가장 공포스러운 말 Top4'가 압도적 1위가 아닐까 합니다.
이 영상은 10일 기준 610만 뷰(인스타 505만 뷰, 유튜브 111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 대선이 끝났음에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영상이 화제가 된 뒤 군산시 공식 계정 구독자 수도 5천 명 이상 늘었습니다.
평범한 소재의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는 영상에 출연한 공무원의 '혼신의 연기' 때문입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담당 공무원에게 특별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무조건 특진을 시켜야 한다' 등 뜨거운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군산시 공보협력과 고향사랑기부계 박지수(31) 주무관입니다.
박 주무관은 대선 홍보 영상이 화제가 되기 전 이미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영상으로 지역에선 나름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작된 이 영상에서 박 주무관은 온몸을 내던져 말 뒷발에 차이는 연기를 해내 일찍이 'SNS 스타'의 자질을 뽐냈습니다.
범상치 않은 연기력에 누리꾼들은 박 주무관이 충북 충주시 유튜브 채널 관리자인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뒤를 이을 인재로 꼽고 있습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84만 명을 기록하며 전국 지자체 채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 대선 홍보 영상은 옆 부서인 미디어홍보계 업무인데 촬영 컨셉이 조금 독특한 측면이 있어 촬영할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과에서 막내 직급이기도 하고, 영상 찍는 데 큰 거부감이 없어 제가 나서서 촬영하게 됐다"고 영상을 찍게 된 경위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부끄러운 것도 있고, 좀 웃기는 장면이 많아서 주변에 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올라가다 보니 지인들이 먼저 연락하기 시작했다"며 "그냥 평소대로 과에서 찍는 홍보 영상을 촬영한 건데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사실 박 주무관의 남다른 끼는 그의 전공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올해 임용 3년 차인 박 주무관은 공무원으로서는 드물게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습니다.
박 주무관은 "평소에도 친구들을 웃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전공이 예체능 분야이다 보니 다른 직원들에 비해 촬영에 거부감이 적고 '용감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시고, 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선배들도 배려해 주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제2의 충주맨 꿈나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김선태 주무관은 공무원 홍보계에서 '신'과 같은 존재"라며 "저와 비교할 수 없는 분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겸손하게 맡은 업무를 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주무관은 앞으로도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고, 시정을 거부감 없이 홍보하는 영상을 계속해서 찍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영상이 인기를 끌어서 그렇지 제 본 업무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리고, 실적을 높이는 것"이라며 "본 업무에서 성과를 내도록 홍보 영상도 계속해서 찍고, 다른 업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사진=군산시 공식 계정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