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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줄섰다" 마트 오픈런…문 열자 1,000명 '우르르'

<앵커>

일본 정부가 폭등하는 쌀값을 잡기 위해 푼 비축미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비축미를 사려고 마트에는 1천 명씩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문준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오사카의 한 대형슈퍼 앞.

가게 문이 열리기 전부터 1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비축미를 사러 온 사람들입니다.

[오사카 시민 : 어젯밤 10시부터 줄을 섰어요. 싸게 판다고 해서 빨리 먹고 싶어서요. 어떤 맛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오전 7시 55분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쌀 포대를 집어 갑니다.

이곳에서 파는 비축미는 5kg당 2천138엔.

시중 쌀값의 절반입니다.

한 가족당 한 포대로 제한했는데도 정오가 되자 4천800포대가 모두 팔렸습니다.

나고야의 한 슈퍼에서도 4천200포대가 3시간 만에 완판 됐습니다.

매장 개장 시간에 맞춰 왔다간 허탕 치기 일쑤입니다.

[점원 : (혹시 남는 게 있으면 살 수 있나요?) 오늘 분량은 전부 매진됐어요.]

시민들은 대지진이나 코로나 사태 때 생필품을 사러 긴 줄을 섰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코로나 당시 마스크 대란 경험 : 문 열기 전부터 2시간 정도 줄을 섰죠. 남자 친구랑 같이 갔어요.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수량이 정해져 있었잖아요.]

[대지진 후 휘발유 대란 경험 : 휘발유 넣으려고 차가 어디까지 줄을 섰는지 안 보일 정도였어요. 기다리다 판매가 끝났다고 하면 다른 주유소를 찾아야 했고요.]

일본 정부는 쌀값을 잡으려고 지난 3월 비축미를 풀었지만 소매점에는 이제야 물건이 들어왔습니다.

일본 정부가 담당 장관을 교체하고 중간 유통 과정을 줄여 공급 속도를 높이면서, 들끓었던 여론은 다소 잦아든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시중 쌀값이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어서 생산, 유통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비축미로만 가격을 잡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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