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 불을 지른 혐의로 붙잡힌 6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이 남성은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어 이걸 공론화하려고 범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연남 기자입니다.
<기자>
흰 모자와 검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법원으로 들어옵니다.
이틀 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60대 남성 원 모 씨입니다.
원 씨는 오늘(2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이혼 소송 재판 결과에 불만이 있어 불을 질렀다고 말했습니다.
[원 모 씨 : (이혼 소송 결과에 대한 어떤 불만 있으셨습니까?) (소송 결과를 공론화하려고 범행했습니까?) 네.]
원 씨의 쌍둥이 형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은 최근 해당 재판에서 6억 원 넘는 이혼 위자료 지급이 결정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원 모 씨/피의자 친형 : 6억 1천500만 원을 달라는 거죠. 확정 판결 났어요, 2심에서.]
15분 만에 영장실질심사를 끝낸 법원은, 공공의 안전에 현저한 위험과 심각한 피해가 초래된 점 등에 비추어 범죄가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또, 도주의 우려가 있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재범의 위험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원 씨는 그제 오전 8시 40분쯤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습니다.
이 불로 23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고, 129명이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습니다.
당시 들것에 실려 나온 원 씨는 손이 그을린 걸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 끝에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경찰은 원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CCTV 분석 작업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 범죄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