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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메타' 합격했는데 반전…"AI가 해주는데 왜요?"

<앵커>

메타와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을 속여서 면접에 붙은 한국계 미국 대학생이 있습니다. 면접에서 자신이 개발한, 부정행위를 돕는 AI를 쓴 건데요.

이 괴짜 청년을 홍영재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국 아마존의 개발자 인턴 면접 장면을 녹화하는 이 사람, 컬럼비아 대학생이었던 로이 리입니다.

면접관이 코딩 문제를 내자 곧 능숙하게 풀어냅니다.

[로이 리 : (1단계와 2단계를 더 단순화할 수 있을까요?) 1단계 삽입 로직은 이렇게….]

코딩 문제를 풀어내는 면접 화면 옆에는, 면접관에게는 보이지 않는 작은 창이 떠 있습니다.

로이 리가 직접 개발한 부정행위 AI 프로그램이 정답을 몰래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로이 리 : 사실 제가 방금까지 '인터뷰 코더'에서 보여준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으면서 면접을 봤어요. 느낌상 합격할 것 같긴 한데 합격하면 돌아올게요.]

로이 리는 이런 식으로 메타와 틱톡 인턴에도 합격했고, 이 과정을 공개한 영상이 테크 업계에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며 결국 대학에서 퇴학당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로이 리는 코딩을 직접 풀게 하는 빅테크 면접 방식에 반기를 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 리 : AI가 모든 리트코드(코딩) 문제를 다 그냥 뭐 1초 안에 풀 수 있는데, 이걸 공부하는 이유가 원래는 없었어요.]

AI 활용을 상수로 놓고 실제 업무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이 리 : 면접은 실제 업무에서 하게 될 일을 기준으로 진행돼야 하고, 업무 중 사용할 수 있는 AI 도구라면 면접에서도 당연히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퇴학 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530만 달러, 약 7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회사의 슬로건은 '모든 걸 속여라'입니다.

로이 리 사건은 AI가 현재의 평가와 선발 시스템을 무력화한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또, AI가 인간의 지적 노동을 상당 부분 대체한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을 무엇인지, AI 활용의 윤리적 경계는 어디인지, AI가 함께할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거리를 던졌습니다.

[로이 리 : 2년쯤 지나면 사람들이 알게 될 거예요. 이게 업계를 바꾼 긍정적인 전환점이었다는 걸요.]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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