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계엄을 낳았다며, 깊이 뉘우친다"는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의 연설이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전반적인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는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어제(24일) 정강·정책 연설에서, "지난 4년간 국민께 머리를 못 들 정도"였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이준석, 김기현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직에서 물러난 일 등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다가 불거졌던 일이라고 봤습니다.
[윤희숙/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국민의힘은 깊이 뉘우치고 있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습니다.
[윤희숙/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 얼마 전 파면당하고 돌아간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이겼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에게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미리 원고를 확인하진 않았다면서도 전반적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지도부 일원으로서 건강한 당정 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을 통감하는 바이고 ….]
중도 확장이 절실한 대선 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이른바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 당 투톱의 묵인 아래 윤 원장이 일종의 역할 분담을 한 거 아니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찬탄파 안철수 후보는 즉각 공감을 표했고,
[안철수/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제가 지금까지 쭉 썼던 내용과 거의 일맥상통하는….]
반탄파인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마저,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불가피하게 했다고 보지만, 자신은 계엄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 사과도 당연히 할 때 돼서 하겠습니다.]
한동훈 후보 측은 "자신들이 매번 해오던 얘기"라며 "당이 정상화되고 있단 신호"라고, 홍준표 후보 측은 "계엄이나 탄핵은 지나간 일"이라며 "이젠 통합을 얘기해야 할 때"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김용우,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강윤정, 영상제공 KBS·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