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한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중국을 향해 연일 대화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보복조치로 매겼던 125% 추가 관세 가운데 일부를 조용히 철회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가로 불리는 중국 선전의 화창베이입니다.
관세전쟁 여파로 수입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고 공급난을 겪으며 최근 많은 거래상들이 영업을 멈췄습니다.
[반도체 판매업체 : 중미 무역마찰 격화로 미국산 반도체 관세율이 84% 급등하고, 이어서 125%까지 치솟았습니다. 지금 가격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 중국 경제매체는 미국산 집적회로 최소 8종에 대해 관세 당국이 125% 추가 관세 면제 조치를 어제(24일)부터 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이미 낸 관세도 환급해 주겠다고 수입업체들에게 조용히 통보했다는 겁니다.
미국산 고급 의료장비와 화학약품 등에 대한 관세 면제가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중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예약이 3분의 1이나 줄어들 정도로 수출이 타격을 입었고, 수입품 가격도 높아져 경기와 고용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베이징 시민 : 면접을 봤는데, 관세전쟁 소식 이후에 회사에서 그 직책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도부 회의를 열어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확대와 관세영향에 따른 실업대책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 금융시장 혼란과 경기침체 우려 등을 의식한 듯 대중국 관세율 인하를 시사하며 잇달아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 22일) : (대중국 관세) 145%는 너무 높습니다. 그렇게까지 높은 관세가 되진 않을 것입니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미중 모두 관세전쟁 여파가 가시화되면서 양국의 치킨게임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냔 전망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