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윤석열 정권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직업이 없는 전 씨 아내 계좌로 2018년 지방선거 시점을 전후해 6억 원 넘는 현금이 입금된 걸 확인했습니다.
전연남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지방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계좌 추적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습니다.
10년간 직업이 없던 전 씨 아내 김 모 씨 계좌에 거액의 돈이 입금된 사실을 파악한 겁니다.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방선거가 있었던 2018년까지 김 씨 명의 계좌로 입금된 수표와 현금은 모두 6억 4천만 원.
이 가운데 1천만 원 이상의 현금이 입금된 경우는 모두 13차례로, 총 4억 7천여만 원에 달했고 한 번에 1억 6천만 원짜리 수표가 입금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전 씨의 서울 서초구 거주지를 압수수색 해 5만 원권 3천300매, 1억 6천500만 원의 현금다발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 중 5천만 원은 한국은행에서 유통될 때 포장된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전 씨는 "기도비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면서도 "누구에게 받은 것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전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고 지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전 씨가 당시 통일교 고위관계자인 A 씨부터 지난 2021년 12월 3천만 원 현금을 받은 정황과 2022년 하반기에 수천만 원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문료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A 씨와 윤석열 대통령 만남 주선 외에 별도 자문 활동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당시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A 씨/통일교 고위관계자 (지난 2022년 5월) : 제가 3월 22일 날 대통령을 뵀습니다. 1시간 독대를 했습니다.]
전 씨와 통일교 관계자와의 연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통일교 측은 해당 관계자의 개인적 사정일 뿐, 교단 측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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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전연남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아내 명의로 금융거래…왜?
[전연남 기자 : 앞서 보신 대로 검찰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방선거가 있었던 2018년 12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아내 명의의 2개의 계좌로 현금과 수표 약 6억 4천만 원이 입금된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같은 기간 전 씨가 자신의 명의가 아닌 아내의 명의로 금융거래를 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기간 전 씨가 자신의 명의로 된 카드를 사용한 내역은 단 2건에 불과했던 건데요. 검찰이 아내 김 씨 명의의 카드 내역을 살펴보니 같은 기간 전 씨의 법당 근처와 경마장 등 전 씨가 주로 활동하는 곳 근처에서 사용한 카드 내역들이 확보된 겁니다. 검찰은 전 씨가 아내 명의 계좌로 현금을 받고 또 아내 명의의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살펴봤을 때, 전 씨가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거액의 뭉칫돈 수수 과정이 수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Q. '5천만 원 돈다발' 밀봉상태 전달?
[전연남 기자 : 검찰은 전 씨의 집에서 발견된 현금 돈다발 중에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보낼 때 밀봉한 상태 그대로인 채 발견된 5천만 원의 출처를 밝히는 데 집중해서 수사하고 있습니다. 저희 SBS 취재 결과 해당 돈뭉치는 비닐로 밀봉된 채 앞면에는 담당자와 책임자의 번호, 바코드에 발행일과 구체적인 시간까지 그대로 적혀 있는 형태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발행일은 2022년 5월 13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사흘 지난 뒤 발행된 이 돈다발이 전성배 씨에게 흘러간 게 확인이 된 겁니다. 전 씨가 검찰 조사에서 이 돈, 어디서 누구에게 받은 건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자 검찰은 시중은행 지점에서 이렇게 유통되는 경우는 없다고 전 씨를 강하게 추궁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 돈을 비롯한 수상한 돈뭉치들의 출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