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산불 대응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이번 산불을 잡는 데는 더 많은 물을 더 멀리 또 강하게 내뿜을 수 있는 새로운 진화 차량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성능 장비들이 현장에 턱없이 부족한 게 우리 현실입니다.
민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경북 의성의 산불 현장.
진화 대원들이 고성능 진화 차량에 연결한 소방 호스를 짊어지고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멀리 능선 위로 시뻘겋게 올라오는 화염과 연기, 진화 대원 두 명이 붙어야 버틸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수압으로 물을 뿜기 시작합니다.
재작년 도입된 이 차량은 이번 영남권 산불 진화 작업 곳곳에 투입됐습니다.
기존 일반 진화 차량보다 더 많은 물을 더 멀리, 더 강하게 뿜을 수 있습니다.
기존 진화 차량은 분당 60리터 물을 17분간 뿜어내는데, 고성능 진화차는 같은 세기로 58분 동안 가능합니다.
최대 분당 500리터의 물을 7분간 쏟아낼 수 있습니다.
이번 산불 진화에선 낙엽 아래 속 불을 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윤시훈/산림청 양주 특수진화대 : 헬기는 물을 뿌려주는데 밑에는 계속 불이 나고 있고… 저희가 가서 25mm 호스로 방수를 하니까 이제 그제야 다 꺼지는 걸 보고서 (효과를 실감했습니다.)]
고성능 차량에선 이렇게 호스를 사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차량에서도 직접 물을 뿜을 수도 있습니다.
차 주변으로 마치 보호막을 치듯 물을 뿌리며 이동할 수 있어 불길이 거센 곳에서도 진화 작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고성능 진화 차량은 29대뿐입니다.
전체 진화 차량의 2%도 안 되고, 지자체엔 한 대도 없습니다.
산불 진화용 대형 헬기 도입도 시급합니다.
이번 산불 진화에 1만 리터급 대형 군용 헬기 치누크가 큰 힘을 보탰는데, 비슷한 급의 산불 진화 헬기는 한 대도 없습니다.
산림청 진화 헬기 50대 중 대부분은 5천 리터 미만 급 중소형 헬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산불 진화 비행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산맥이 많아 비행기 접근이 어려운 우리 산악 지형엔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최혜란, 화면제공 : 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