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지역에서 무섭게 번져가던 괴물 같은 산불이 드디어 잡혔습니다. 산불 발생 149시간 만에 큰 불길이 꺼진 겁니다. 오늘(28일) 오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영양과 의성, 안동, 그리고 청송의 산불 주불이 차례로 진화됐다고 당국이 밝혔습니다. 그럼 인명피해가 컸던 경북 영덕부터 먼저 연결해 보겠습니다.
전연남 기자, 내륙에서 시작된 산불이 바다를 낀 그곳 영덕까지 옮겨붙으면서 참 상처가 컸는데, 불이 언제쯤 잡힌 겁니까.
<기자>
네, 산림청은 오늘 오후 2시 반쯤 영덕 산불 '주불 진화'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25일 산불 발생 이후 사흘 만에 무려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덕 지역의 큰 불길이 잡힌 겁니다.
영덕에서는 소량이지만 오늘 아침부터 조금 전까지 약한 비가 간간이 내렸고, 총력 진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오늘 새벽 5시 65%였던 진화율이 정오쯤 93%로 가파르게 올라 100% 진화에 성공한 겁니다.
영덕 서쪽에 맞닿아 있는 영양군에서도 오후 5시 주불 진화를 완료했습니다.
산불영향구역은 오늘 정오 기준으로 영덕이 8천 ha, 영양이 5천 ha인 걸로 집계됐습니다.
산림청은 다만 불씨가 땅속에 살아 있을 가능성도 있어, 길게는 2~3주 정도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불은 일단 잡혔지만, 피해가 워낙 커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거 같기도 한데, 현장에서 취재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곳은 경북 영덕 경정리의 해변가입니다.
육지 끝인데도 제 옆을 보시면 해변가에 설치된 정자가 잿더미로 변했을 정도로 산불 피해가 매우 컸습니다.
제가 해변가를 따라서 다른 바닷가 마을도 오늘 쭉 돌아봤는데요.
성한 곳이 별로 없었을 정도로 피해가 아주 심각했습니다.
[이오섭/경북 영덕군 대탄리 : 여기도 민박 여기도 민박 저 집도 민박입니다. 저 집도 민박이 집도 펜션이고 어디 뭐 놀 데가 있어요, 사람이 덜 오게 되지.]
여름마다 많은 피서객이 찾는 대탄리 펜션과 민박집 대부분도 불에 탔습니다.
일출로 유명한 영덕 해맞이공원도 피해가 컸습니다.
노물항에서도 차와 집은 물론, 해변가에 배까지 새까맣게 타버린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산불로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설민환,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