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는 수입 철강에 대해서는 당장 다음 달부터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했죠. 이걸 앞두고 우리 정부가 중국산 두꺼운 철판 후판에 대해 많게는 38%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철강재가 더 싼 값에,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거라는 우려 속 나온 결정입니다.
박원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5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은 선박 건조나 건설용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8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138만 톤으로 3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중국산이 전체 수입 물량의 66%, 국내 수요의 20% 가까이나 됩니다.
문제는 중국산 제품이 국산보다 톤당 20만 원가량 싸다는 건데,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은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유통가격보다도 싸게 우리나라로 수출하고 있다며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 : 중국이 시황이나 이런 것들이 좀 안 좋다 보니까 좀 원가 이하로 나오는 그런 부분들도 좀 있는 것 같거든요.]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덤핑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추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중국 업체 제품에 잠정적으로 27~38%의 덤핑방지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기재부 장관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후판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지만, 조선과 건설업계는 원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조성대/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 : 중국의 그런 공급 과잉 문제와 저가 수출 문제는 상당히 조금 우리한테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고요.]
중국의 반발과 통상 마찰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재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가 좀 너무 이제 피해가 심각하다라고 판단했을 때는 너무 조심스럽게 또 나갈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구제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무역위원회는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의 덤핑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 여부 조사도 조만간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