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우리나라와 중국의 프로축구팀 경기에서 일부 관중이 전두환과 김정은의 사진을 펼쳐 들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중국에 원정 응원 갔던 한국 팬들을 도발하려고 한 겁니다. 그런데 그 중국팀이 어제(19일)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를 시간 2시간 전에 갑자기 기권했습니다.
그 배경을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1일 중국 산둥 타이산과 한국 광주FC의 축구 경기입니다.
중국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 속에 일부 관중들이 김일성, 김정은, 그리고 전두환 씨 얼굴 사진을 펼쳐 들었습니다.
광주 원정 팬들을 도발하려는 도 넘은 행동입니다.
광주FC는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공식 조사와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사흘 뒤 사과 성명을 발표한 산둥팀은 울산 원정 경기 준비를 위해 그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경기 시작을 불과 2시간 앞둔 어제저녁,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돌연 기권 의사를 밝히고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국 축구팬 : 산둥팀의 짐이 차량에 실려서 공항으로 갈 예정이네요. 이런 결과가 정말 유감스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이 한 경기 기권으로 산둥팀은 남은 대회 전체에서 빠지게 됐고 벌금은 물론 다음 대회 출전자격도 박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징계 가능성에도 기권한 이례적 결정에는 정부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국 내 분석입니다.
전두환 사진 도발 행위 여파로 울산 경기에서도 양국 관중 간 갈등이 빚어지면, 한국 내 반중감정을 더 자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의 균열을 의식해 한국 내 중국에 대한 우호 정서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말 경주 에이펙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할 가능성이 큰데, 이에 앞서 일부 한한령 조치를 해제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종미, 영상출처 : 웨이보 더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