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 각종 봉쇄 조치로 미세먼지가 크게 줄었습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이런 조치가 풀리고 나면 다시 나빠질 거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예상 밖 수치가 확인됐습니다. 2023년에 살짝 올랐던 걸 제외하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감소세를 보였고 특히 지난해에는 14% 넘게 떨어지면서 관측이래 가장 옅었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유가 뭔지, 장세만 환경 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11일) 낮 서울 한강 변, 빌딩들 윤곽이 제법 멀리까지 뚜렷합니다.
오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3마이크로그램.
코로나 전인 지난 2019년 2월, 62마이크로그램이었던 날 촬영한 영상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납니다.
코로나 전엔 미세먼지가 잦은 이맘때 야외 운동 나서기가 겁났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강우신/서울 황학동 : 코로나 이후에는 먼지 같은 거 많이 안 쌓여, 안 보여서 딱히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초미세먼지가 줄어든 건 중국의 영향이 컸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해 주요 권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줄어든 비율은 우리보다 더 컸습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3년 초 베이징의 초미세 농도가 900마이크로그램을 육박하는 등 최악의 먼지로 악명이 높아지자, 각종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그 결과 화력발전소 배출 규제는 우리나라 수준에 다가섰고, 내연기관차 배출 규제도 일부 항목은 유럽연합 기준보다 높습니다.
[우정헌/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소형 화력발전소를 폐지하도록 유도하고 이걸 대형화하면서 강력한 배출 허용 기준을 적용해서 (대기오염) 저감을 했던 것이 크게 유효했다고 (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날씨도 도움이 됐습니다.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먼지가 줄어드는데, 지난해 비 온 날 수는 전년보다 엿새 늘었고, 바람이 불지 않은 날은 13일이나 적었습니다.
대형 공장에 대한 배출물질 총량 관리제 확대와 노후 차량 조기 폐차 등 정부 조치도 한몫했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