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월은 졸업식이 많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예전과는 꽤 모습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한 번 쓴 꽃다발을 다시 쓰는 경우도 있고, 꽃 대신에 다른 선물로 축하 인사를 전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TBC 박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졸업식이 열리는 한 초등학교 교문 앞.
매대마다 화려한 꽃다발이 늘어섰습니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꽃다발 노점상 : 새벽에 6시 돼서 나와서 준비 딱 해놓고. (지금까지 몇 개 파셨어요?) 1개요, 1개. 4만 원에 팔았는데, 오늘 3만 원 해봐야 돈 만 원밖에 안 남아요.]
꽃을 대신한 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풍선 같은 것들입니다.
[송지원·장성군/대구시 만촌동 : 졸업식 꽃다발 여러 개 이렇게 검색하다가 요즘 풍선으로도 꽃다발을 많이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좀 더 오래가는 의미도 있고.]
중고거래 앱에서는 한 번 쓴 꽃다발이 매물로 등장했습니다.
5천 원부터 2만 원까지, 시중가의 절반 수준입니다.
졸업식 시즌, 대목을 맞은 화훼업계는 울상입니다.
꽃다발에 쓰이는 절화 거래량은 올해 48만 2,883단으로, 2년 전보다 20%가 줄었습니다.
설 연휴로 경매가 일부 중단됐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공판장이 없는 대구는 다른 지역에 물량을 의존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마저도 뒤처지는 상황.
[중도매상 : 졸업 시즌이고 이래서 장미 가격이 이제 평상시에 비해서 (가격이) 한 3배 정도 (비싸요.) 대구 경북에 공판장도 없고. 저희들이 새벽에 이제 부산까지 가서 이제 경매를 해와서 물류비용도 많이 들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불로화훼단지는 매출이 3분의 2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졸업식 특수도 옛말이 돼버린 화훼업계, 경기 불황에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며 농가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태희 TBC, 디자인 : 최성언 TBC)
TBC 박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