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손태승 전 우리 금융 회장 친인척에 이뤄진 불법 대출 규모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두 배 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우리은행의 다른 전직 현직 임직원들 부당대출 천 6백억 원도 추가로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62퍼센트가 현 우리 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에 이뤄진 거라고 금감원은 밝혔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 중 350억 원이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검찰 수사로 이어져 손 전 회장의 처남과 우리은행 전 부행장 등이 구속됐고, 손 전 회장은 불법 대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금감원이 추가 검사한 결과,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은 두 배 넘는 730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할수록 부당대출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엮여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 62%가 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취급된 것이라고 금감원은 명시했습니다.
[우리금융 관계자 : '같이 근무해서 친해졌어. 형 동생 해' 위에서 시키면 해야 되는 문화예요. 부당하고 담보 평가고 뭐고 무조건 해야 했었던 대출인 거죠.]
다른 전, 현직 임직원들도 고객 예금을 사금고처럼 썼습니다.
모두 1,604억 원의 임직원 부당대출이 추가 적발됐는데, 부행장이 대출 브로커를 부하 지점장에게 소개하고, 이 지점장은 브로커에게 뒷돈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중 987억 원, 62%도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됐습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서 부당 대출 등 위법 행위 및 편법 영업을 서슴지 않았으며 금융회사는 금융 사고를 축소하거나 사고 자료를 온정주의적으로 조치함으로써….]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내려가면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보험 인수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 원장은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종룡 회장과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 수위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최진회·방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