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속보 살펴보겠습니다. 저희가 참사 당일 다른 각도에서 찍힌 사고 직전 영상을 하나 입수했습니다. 비상 착륙을 위해 여객기가 활주로로 향하던 모습인데, 사고의 원인과 전후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내용부터 먼저 전해 드립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당일 무안공항에서 4km 떨어진 농장의 CCTV 화면입니다.
공항 활주로 쪽을 비추고 있습니다.
오전 8시 59분 25초.
제주항공 여객기의 모습이 보입니다.
관제탑에서 "조류 활동에 주의하라"라는 교신이 전해진 뒤 조종사가 비상상황을 뜻하는 메이데이 선언을 3차례나 외쳤을 때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그럼 자세가 이렇게 들렸어야 해요. 이 정도로 들리면서 상승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영상은 물론 작지만 거의 수평으로 가거든요. 이렇게 간다는 건 추력이 없다는 소리예요.]
메이데이 선언을 하고 착륙을 포기한 채 다시 떠오르는 복행 후에 활주로로 다시 접근하려면 5천 피트까지 고도를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합니다.
엔진 쪽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고 어라운드'라는 조작은 파워를 최대로 쓰기 때문에 어쨌든 상승을 해야 하는 건데 상승을 전혀 못하고 있단 말이거든요. 이쪽에서부터 고도가 떨어지는 게 보여요. 더 힘이 없으니까 기장이 '못 가겠다' 그래서 도는 그런 형태로.]
사고 비행기가 조류충돌로 이미 양쪽 엔진 모두 비정상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한쪽 엔진으로도 상승을 합니다. 비행기가. 한쪽 엔진 갖고도 적게나마 또는 수평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 상태에선 최소한 엔진 두 개가 비정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상승을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통상적인 재착륙 경로를 택하지 않고 왼쪽으로 방향을 튼 뒤 다시 시계방향으로 180도 급선회했습니다.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고도 상승이 안 되고 강하하면서 벌써 왼쪽으로 비행기가 가다가 이 지점부터 비행기가 약간 좌선회가 들어가는 그런 상태로 보입니다. 이쪽에 바로 활주로에 내리겠다고 결심이 선 거죠.]
약 1분 후, 관제탑에서 착륙을 허가함에 따라 사고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9시 3분.
안타깝게도 여객기는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원형희,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