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좌측)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측)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경제협력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각 오늘(28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 석유기업의 러시아 시장 복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러시아 극동 사할린섬 앞바다에서 미국과 러시아 석유기업들이 합작사업을 재개한다는 것이 논의의 골자입니다.
또한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의 유럽 수출 재개에 미국 석유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이와 함께 2022년 폭발로 대부분 파괴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해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을 재개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운영권을 미국 측에 넘긴 뒤 생산 전력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나눠 공급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지난달 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전쟁 당사국 양측과 경제분야의 제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는 종전 후 투자와 성장 방안을, 러시아와는 경제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관련 사업은 전쟁이 끝난 뒤에야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가 미국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할린 사업에 참여했던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러시아가 몰수한 지분 30%에 대한 보상을 협의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럽 측도 전쟁이 끝나기 전에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하거나 경제협력을 재개하는 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 유럽 외교관은 경제적 유인책만으로 푸틴 대통령을 종전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이 문제는 돈이 아니라 굴욕과 통제의 문제"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석유기업 합작사업 외에도 미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영공 통과 재개와 항공기용 티타늄 생산·공급 협력 방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석유기업 루코일의 해외 자산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거나, 러시아 에너지기업 노바텍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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