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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최고위층 경호수장, 거리서 폭행당하고 고급 시계 빼앗겨

쿠바 최고위층 경호수장, 거리서 폭행당하고 고급 시계 빼앗겨
▲ 에미르 메사 준장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국가평의회 의장,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 등 쿠바 최고위층의 경호를 총괄하는 경호국 국장이 수도 아바나시 한복판에서 구타당하고, 고가의 시계와 권총을 빼앗긴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북한의 '오호담당제'와 유사한 시민 감시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군과 경찰 당국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쿠바 사회에서 군 고위급 인사, 그것도 고위 인사의 경호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길거리에서 폭행 강도를 당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27일(현지 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에미르 메사 경호국 국장(준장 계급)은 이달 초 아바나 중심가에서 괴한들로부터 습격당했습니다.

괴한들은 주먹과 발로 메사 국장을 무차별 폭행한 뒤 롤렉스 손목시계와 권총을 빼앗아 도주했습니다.

메사 국장은 흉기로 인한 상처를 입지 않았으나 심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라울 카스트로 전 의장의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해 마련된 '개인 경호국 창설 65주년 기념행사' 직후에 벌어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념식은 이달 5일에 열렸습니다.

메사 국장은 당시 기념 연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에 압송된 사건을 언급하며 고위 지도부를 겨냥한 납치나 암살 위험에 철저하게 대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철저한 통제 국가인 쿠바 사회의 특성상 묻힐 뻔했던 이번 피습 사건은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페이스북을 통해 퍼진 뒤 독립언론들이 이를 보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수사 당국은 현재까지 대규모 수색 작전을 벌여 최소 3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구체적인 신원이나 수사 진행 상황은 함구하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군사령부와 내무부 등 핵심 안보 기구에서 요직을 거쳐온 메사 국장은 최근 일각의 권력 암투설 속에서도 쿠바 최고 지도부의 경호 총책임자로서 자리를 지켜온 인물입니다.

미국의 장기 경제 봉쇄로 에너지 부족과 극심한 생활고, 치안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건은 철통 같은 공권력마저 흔들리는 쿠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사진=인포바에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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