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공기관들이 정부 지침에 어긋나는 사내 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부동산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들까지 직원들에게 거액을 저금리로 빌려주고 있었는데요. 대출 문턱이 높아져 은행 이용도 쉽지 않은 서민들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전형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주택 관련 보증과 정책사업 등을 수행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직원들에게 주택구입 자금으로 최대 2억 원을 대출해 주는데 금리는 연 2.5%, 20년 내 상환 조건입니다.
올해 13명이 19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문제는 정부 지침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21년 공공기관 직원 주택자금 대출의 1인당 한도를 7천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금리는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 가계대출 금리 이상을 적용해야 하는데 이번 분기 기준은 연 4.39% 이상입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30곳을 전수 조사해 보니,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부동산원,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지침을 어겨가며 사내 대출 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동산원은 주택자금으로 최대 1억 4천만 원을 연 2.2% 금리에 최대 15년까지 대출해 주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명이 20억 1천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주택 공급 주무 기관인 LH는 올해 상반기 정부 지침보다 유리한 대출 규모가 직원 93명, 70억 원대에 달합니다.
정부의 가계 빚 관리 강화로 은행에서 대출받기 쉽지 않은 서민들은 박탈감을 느낍니다.
[이용재/인천 연수구 : 막아 놓을 것 다 막아 놓고 이렇게 자기들끼리는 대출을 주고 한다는 게 좀 불공정한 것 아닌가.]
사내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에 잡히지 않아 대출 규제 효과도 떨어뜨립니다.
[강대식/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민의힘) : 정작 공공기관 내부에는 정부 기준보다도 유리한 주택 대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전수조사를 하고 즉시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공공기관들은 "사내 대출 규정 개정은 노조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지침 적용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침을 어기면 경영평가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지만 사내 대출 관련 점수가 미미한 만큼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무진·임우식,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김예지)
서민들은 막혔는데…지침 비웃듯 대출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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