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에서 햄스터가 숨지고 토혈과 심각한 폐 비대증까지 나타났지만, 이 내용이 빠진 자료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실제 환자 93명에게 투약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식약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은 2022년 국내 임상 2상 과정에서 대상자 93명에게 실제 투약됐습니다.
이 치료제는 당초 대상포진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됐습니다.
제넨셀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2021년 코로나에 감염된 햄스터를 대상으로 비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고용량 투여군 햄스터 5마리 가운데 1마리가 약물 역류와 토혈 증상을 보이다 숨졌고, 살아남은 개체에서도 심한 폐 비대증이 관찰됐습니다.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제넨셀이 식약처에 임상 2상 승인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삭제되거나 누락됐습니다.
이는 제넨셀 설립자 강 모 교수의 약사법 위반 사건 1심 판결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햄스터 사망 사실이 임상시험 승인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승인을 받기 위해 해당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식약처가 제넨셀의 임상시험 신청을 곧바로 승인했던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넨셀은 앞서 인도에서 진행한 임상 2상을 근거로 국내에서 곧바로 3상을 진행하려 했지만, 식약처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2상부터 다시 신청하라며 동물실험 자료 등을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승인이 보류된 가운데, 강 교수는 브로커 양모 씨를 통해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승원 후보자에게 신속한 승인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신청했다며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14일 뒤인 10월 26일, 임상시험이 승인됐습니다.
승인을 받은 해당 치료제가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에 그친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 93명에게 투약됐다는 사실까지 드러난 건데, 식약처는 다만 이들에게서 중대하고 예상하지 못한 약물이상반응 의심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안준혁 /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부)
"피 토하고 폐 비대" 충격 결과…숨기고 승인해 93명 '생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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