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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내라" 법원 명령 거부…"피해자 짐짝 취급" 분통

<앵커>

외국인보호소에 머물던 외국인이 사회복무요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명령에도 정부는 주요 증거인 당시 CCTV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작년 11월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머물던 알제리 국적 A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부터 폭행당했다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지난해 말 300만 원 상당 국가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PC실 안으로 들어가란 지시에 응하지 않았단 이유로 이마를 들이받고 목덜미를 잡았다는 겁니다.

검찰은 올해 6월 폭행 혐의로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벌금 50만 원을 구형하는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씨는 당시 CCTV 영상 분석 자료가 배상 소송의 핵심 증거로 보고 법원에 자료 제출을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7월 우리 정부에 제출을 명령했습니다.

[A 씨/화성외국인보호소 폭행 피해자 : 제가 피해자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제 말을 믿어주길 바라는 게 아닙니다. CCTV가 스스로 말하게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민사소송법상 제출 의무가 없고, 국가배상 책임 판단에 필요한 증거가 아니라며 불복하면서 항고했습니다.

수사기관의 부실한 수사가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냈던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김 씨 측이 국가배상 소송에 필요하다며 가해자 DNA 감정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검찰이 보내온 문서 대부분이 검게 지워져 있어 핵심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사생활 보호와 수사 보안을 이유로 들었는데, 피해자로서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김진주/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저희는 주연도 아니고 엑스트라예요. 피해자분들은 어디를 가도 정보를 못 받아요. (국가가) 우리를 짐짝으로 취급하고 있구나.]

[오지원/변호사 : 피해자가 권리 구제를 받기 위해서 반드시 확보해야 되는 증거조차도 오직 (법원과 검찰이) 재량으로 그것을 주냐 마냐를 결정하고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범죄 피해가 입증돼 국가 상대 소송이 진행될 경우 피해자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이무진,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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