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사상 최초 4조 원 돌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기준 마일리지 이연수익(부채)이 합산 약 4조 66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원할 때 못 쓰는 마일리지의 역설: 항공사는 예측된 잔여 좌석 기반으로 마일리지 좌석을 배정하여 인기 노선·성수기 '1초 컷' 실패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소비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이연수익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과 실질 가치 시험대: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 별도 운영 및 스카이패스 전환 비율 제시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일리지 좌석 공급 및 실질 사용 방안 보완을 요구하며 최종 검증에 나섰습니다.
1. "364일 전 9시 오픈런도 실패"…심화되는 마일리지 '1초 컷' 기근
차곡차곡 모은 마일리지로 해외여행의 꽃이라 불리는 장거리 프레스티지(비즈니스) 석을 예매하려던 소비자들은 매번 예매 실패를 경험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출발 364일 전 오전 9시 예약 시스템이 열리자마자 '1초 컷'으로 좌석이 마감되는가 하면, 고객센터 상담원이 수기로 동시 시도를 도와주어도 예매에 실패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몇 년간 쌓아 올린 마일리지는 분명 정당한 권리이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순간과 인기 노선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 '장부상 빚'만 4조 667억 원…역대 최대치 기록한 이연수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양대 항공사의 마일리지 부채(이연수익) 규모는 대한항공 3조 1,199억 원, 아시아나항공 약 9,468억 원으로 합산 약 4조 667억 원에 달합니다. 국내 항공사에 마일리지 제도가 도입된 이래 두 회사의 합산 마일리지 부채가 4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회복되면서 적립된 마일리지는 급증했으나, 정작 소비자가 이를 사용해 소비하는 속도는 적립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사의 장부상 빚만 거대하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3. 왜 원할 때 못 쓸까? '잔여 좌석 예측 배정'의 회계적 역설
소비자의 권리는 4조 원에 달하는데 실제 좌석은 없는 역설은 항공사의 마일리지 좌석 배정 및 회계 구조에서 발생합니다.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판매 수익으로 즉시 잡지 않고 추후 제공할 서비스 대가인 '이연수익(Unearned Revenue)' 부채로 미뤄둡니다. 이 부채는 고객이 마일리지를 써서 비행기를 타거나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해야 비로소 항공사의 수익으로 인식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과거 탑승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요일·항공편별로 마일리지 좌석 수를 다르게 정하며, '출발 시점에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유 좌석' 위주로만 마일리지 좌석을 별도 배정한다고 안내합니다. 현금 판매 매출을 극대화해야 하는 성수기나 인기 노선일수록 마일리지 좌석을 극도로 제한하면서, 항공사는 현금 매출을 지키고 고객에게는 '행사할 수 없는 4조 원의 약속'만 지우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4.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자의 불안: '10년 별도 운영'과 전환 비율의 한계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가장 큰 불안을 겪는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자들입니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통합 방안의 핵심은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합병과 동시에 강제 소멸시키지 않고 10년간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기존 아시아나 공제 기준대로 대한항공 항공편을 예약하거나, 스카이패스(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탑승 적립 1 대 1, 제휴 적립 1 대 0.82)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환 비율이 1 대 1이라 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 가치'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휴사를 통해 쌓은 기존 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로 전환할 때 1 대 0.82 비율이 적용돼 그만큼 깎이고, 여기에 더해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 자체가 부족하거나 보너스 항공권 발급에 필요한 마일리지 공제 기준이 인상되면 소비자가 가진 권리의 실질적 가치는 이중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항공은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공급량을 기업결합 이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정위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5. 공정위의 깐깐한 칼날: 64억 원 이행강제금 잔혹사와 보완 요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제시한 "기존 수준 이상의 보너스 항공권 공급"이라는 추상적인 약속만으로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좌석을 어떠한 기준과 규모로 공급하고 관리할 것인지, 실질적인 사용을 보장할 구체적 보완책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공정위가 이토록 까다로운 검증 기준을 세우는 데는 선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대 항공사는 과거 기업결합 승인 조건이었던 특정 노선(인천~프랑크푸르트)의 좌석 공급 기준을 이행하지 않아 최근 64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바 있습니다. 전체 좌석 공급 약속도 어긴 전력이 있는 만큼, 공정위는 마일리지 실질 이용권 보장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습니다.
6. 급한 소진보다 공정위 최종 승인 확인이 우선
통합이 추진된다고 해서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자가 당장 불이익을 받아 급하게 저가성 상품으로 마일리지를 소진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마일리지는 합병 후에도 10년간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존 유효기간(10년)은 연장되지 않고 그대로 적용되며, 스타얼라이언스 등 기존 제휴 항공사 이용 조건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카이패스 전환이나 마일리지 사용 방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승인하는 마일리지 통합 시정 조치안과 확정 공제표를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Deep Dive Q&A
Q1. 아시아나 마일리지 소지자 입장에서 합병 전 소진해야 하나요, 아니면 보유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A1. 급하게 저가성 상품으로 소진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합 후에도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10년간 별도 제도로 유지되며 아시아나 공제 기준대로 대한항공 보너스 항공권 예매가 가능합니다. 다만 기존 마일리지의 유효기간(10년)은 확장되지 않으며, 제휴 항공사(스타얼라이언스 등) 이용 조건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스카이패스 전환을 고려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승인 조건 및 확정 공제표가 발표된 후 결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Q2. 항공사가 마일리지 좌석을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 내놓도록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나요?
A2. 마일리지는 항공사의 사적 계약에 기반한 약관 정책 및 이연수익 부채로 분류되어, 국가가 직접 전체 좌석 중 특정 비율을 마일리지 전용으로 할당하도록 강제하는 법적 규제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전체 공급 좌석 수 축소를 금지(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고 위반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좌석 공급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마일리지 통합안 승인 과정에서도 보너스 좌석·좌석 승급 공급이 충분한지를 심사 기준으로 삼아, 미흡할 경우 통합안 자체를 반려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좌석 배정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