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안동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간 30㎞ 남짓한 길을 '퀸스 로드'라고 부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다녀간 길은 뭐라고 해야 할까요."
한일 정상회담 일정이 끝난 오늘(20일), 경북 안동 한 시민의 말에는 27년 전 기억이 겹쳐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99년 안동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현직 총리가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두 외빈 모두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불리는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고, 한국 전통문화와 음식을 접했습니다.
그러나 일정의 결은 달랐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면,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안동 방문은 정상회담과 친교 일정이 중심이었습니다.
1999년 4월 21일 오전 예천공항에 도착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승용차로 약 20분을 달려 하회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안동시장 등의 영접을 받은 여왕은 충효당 앞뜰에 기념 식수를 하고, 풍산 류 씨 가문의 종부가 고추장과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어 하회별신굿탈놀이 '양반선비마당'을 관람하고, 47가지 전통음식으로 차려진 생일상을 받았습니다.
주민들과 축배를 든 여왕은 풍산 농산물도매시장과 봉정사를 잇달아 찾은 뒤 약 2시간 동안의 안동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27년이 지난 19일에는 다카이치 총리가 안동을 방문했습니다.
낮 12시 대구공항에 도착한 그는 우리 외교부 차관의 영접을 받은 뒤 승용차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됐던 하회마을 인근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청와대는 셔틀 외교의 일환이었지만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했습니다.
전통 의장대와 군악대가 차량을 호위했고, 호텔 입구에는 12명의 기수단이 도열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호텔 앞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맞았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동 방문은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일정이 중심이었다면 다카이치 총리 일정의 중심은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오후 3시부터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양국 정상은 현안을 논의한 뒤 한옥호텔 만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만찬상에는 안동찜닭의 원형인 '전계아'를 비롯해 안동한우 갈비구이, 해물 신선로 등이 올랐습니다.
술상에는 안동소주·태사주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일본 나라현 사케도 함께 놓였습니다.
밤이 되자 일정은 다시 '가장 한국적인 풍경'으로 이어졌습니다.
오후 7시를 전후해 양국 정상은 하회마을 낙동강변에서 선유줄불놀이를 함께 감상했습니다.
약 70m 높이 부용대 절벽에서 떨어지는 불꽃이 강물을 수놓자 다카이치 총리는 한참 시선을 떼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 일정은 엘리자베스 여왕과 달리 하회마을과 회담장 주변에 집중됐습니다.
정상회담이라는 실무 외교 성격 탓에 지역 명소를 두루 둘러볼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는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입니다.
안동에서 하룻밤을 보낸 첫 국빈급 외빈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별도 일정 없이 인근 숙소에서 하루를 보낸 뒤 오늘 귀국길에 오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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