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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전 의리 통했나…통행료 없이 봉쇄 뚫은 일본

<앵커>

통행료를 내지 말라는 미국 측의 엄포 속에 일본 유조선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일본 유조선이 해협을 빠져나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일본 측은 통행료는 내지 않았다며 이란과 협상한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 코산 소유의 대형 유조선 '이데미쓰 마루호'입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 배가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사우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협 근처에 머무른 지 62일 만입니다.

배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허용하는 케슘섬과 라라크섬에 근접한 항로를 거쳐 어젯밤 해협을 빠져나왔습니다.

목적지는 일본 나고야로 다음 달 중순 도착할 예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란과 협상한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NTV : 정부 관계자는 협상에 일본 정부가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에 통행료를 지급하진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달 초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기도 한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선박이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남아 있는 일본 관련 선박 41척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선박이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이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일 이란 대사관은 SNS를 통해 1953년 '닛쇼마루호' 사건을 언급하며 양국 간의 오랜 우정은 오늘날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썼습니다.

이번에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과 당시 닛쇼마루호는 같은 회사 배로 1953년 당시 영국이 이란의 석유 자원 국유화에 반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비밀리에 이란 석유를 일본으로 수입해 가져온 선박입니다.

이 사건은 양국 우호 관계의 근간이 됐고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이달 초 상선 미쓰이 관련 LNG 운반선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나오긴 했지만 오만이나 인도와 공동 소유 형태였는데, 일본인이 탄 일본 유조선이 해협을 빠져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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