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제한 토론하며 목 축이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연단에 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4시간을 채우며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습니다.
장 대표는 어제(2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사건 등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 설치하고, 전담재판부 구성과 관련한 사항을 모두 대법원 예규로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판사 출신인 한 장 대표는 어제 이 법안이 상정된 직후인 오전 11시 40분쯤 필리버스터 첫 번째 주자로 나서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24시간 경과로 토론이 강제 종결된 이날 오전 11시 40분까지 총 24시간 발언했습니다.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인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의 17시간 12분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제 필리버스터 시작 이후 20명 안팎의 조를 짜서 이날 새벽까지 교대로 본회의장을 지키며 장 대표에게 힘을 보탰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오늘 새벽 5시쯤 장 대표가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돌파하자 소속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현재 본회의장에서 장 대표의 무제한 토론이 종전 기록을 경신해 18시간 넘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리며 본회의장으로 와서 장 대표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했습니다.
장 대표는 밤샘 무제한 토론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을 부각하며 법안이 통과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이 법이 통과된다면 법치주의와 국민 인권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강력히 건의해야 하며,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재의요구권 건의를 하지 않더라도 헌법 수호 의지를 보여주려면 반드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습니다.
장 대표는 "우리는 소리 없는 계엄이 일상이 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며 "법에 의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법에 의해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법에 의해 국민 인권을 짓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어떤 의원이 이 법에 찬성표를 던졌는지 영원히 기억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서 밤새 자리를 지키며 장 대표의 무제한 토론을 들었습니다.
정 장관은 필리버스터 시작 후 18시간이 지나 페이스북에 '셀카'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장 대표가 혼자 계속 토론하고 있다. 저도 국무위원석에 계속 앉아 있다"며 "대화 타협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어떤 게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 의회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성찰해봤으면 하는 허망한 기대를 해 본다"고 적었습니다.
우 의장이 필리버스터 24시간 경과를 알리자 토론을 끝낸 장 대표에게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낸 뒤 본회의장을 떴고,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창피하다"고 말하며 법안을 표결 처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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