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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보다 267명 탄 여객선 좌초…항해사 긴급체포

<앵커>

어제(19일) 저녁 가슴 철렁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서 267명이 타고 있던 여객선이 돌섬에 충돌하면서 좌초된 겁니다. 정말 다행히 승객과 선원은 모두 구조됐습니다. 당시 배를 몰던 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며 딴짓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첫 소식, 김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두운 밤, 커다란 여객선 앞머리가 작은 섬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어제 저녁 8시 10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근처 바다에서 제주에서 목포로 향하던 2만 6천 톤급 여객선 '퀸제누비아 2호'가 무인도를 들이받았습니다.

여객선은 원래 무인도에서 1.6km 떨어진 '변침 지점' 주변에서 방향을 바꿔야 했지만, 그대로 직진하면서 정상 항로를 180m 정도 벗어난 뒤, 약 3분 만에 무인도와 충돌했습니다.

[이경아/승객 : '쿵'하고 밀렸는데 그대로 '끼익'하더니 밖에 나가보니까 섬에 부딪혀 있었어요. 넘어질 정도로.]

사고가 난 여객선에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모두 267명이 타고 있었는데, 해경은 현장에 경비정 등을 급파해 사고 발생 3시간 10분 만에 전원 구조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옮겨졌는데, 30명이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사고 당시 여객선은 선장 대신 일등항해사와 조타수가 조종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배를 몰았던 일등항해사는 경찰 조사 초기에는 조타 장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경찰의 추궁에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느라 항로 변경 지점을 지나쳤다고 진술했습니다.

[김황균/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휴대전화로 네이버 뉴스를 검색하다가 미처 못 봤다'(고 진술 했습니다.) 미처 못 봤다 이건 자동 조타(자동항법장치)를 놨다는(켰다는) 거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 수사 중입니다.]

해경은 운항을 소홀히 해 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40대 일등항해사와 인도네시아 국적의 조타수를 긴급체포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하는 한편, 항해 기록 장치와 선박 안을 비추는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김학일 KBC·장창건 KBC,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최재영·이준호, 화면제공 : 목포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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