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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한번에 날아온 발길질과 해고…서러운 코리안드림

<앵커>

전남 나주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지게차에 묶여 인권 유린을 당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열악한 노동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차별과 인권 침해가 여전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년 넘게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일한 네팔 국적 A 씨는 이달 초 사장에게 발길질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작업 중 실수로 이동식 선반을 움직여 사장 다리를 쳤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네팔 국적 노동자 : 발로 때렸어요, 여기를. 다음에 이렇게 화가 나면 제품으로 이렇게 때리면 어떻게 해야 돼요.]

경찰 신고 뒤 돌아온 건 해고였습니다.

미얀마 국적의 B 씨는 석 달 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던 가구 공장을 그만뒀습니다.

B 씨를 포함해 같은 공장에서 일했던 미얀마 노동자 4명이 1천500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미얀마 국적 노동자 : 사장님이 '좀 기다리고 있어'하고 다음날 안 줘요. 사장님 전화 안 받아요.]

정부가 외국인 고용 사업장 196곳에 대해 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90%가 넘는 182곳에서 각종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습니다.

임금 체불의 경우, 감독 대상 사업장의 60% 이상에서 확인됐는데, 외국인 노동자 2천700여 명이 받지 못한 임금만 17억 원에 달했습니다.

법정 휴게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장시간 근로에 내몰리는 노동권 침해 사례도 다수 사업장에서 확인됐고, 10곳에서는 폭행과, 같은 일을 하는 데도 상여금은 한국인에게만 주는 등의 차별 행위도 확인됐습니다.

지난 7월, 전남 나주의 벽돌 공장에서 스리랑카 노동자가 지게차에 결박돼 인권 유린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차별적 노동 환경은 개선이 더디기만 합니다.

[김주찬/이주노동자센터 '이웃살이' 부센터장 : 인격적으로 대한다기보다는 그냥 노동력으로 이렇게 대하고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위반 사업장의 시정 여부를 점검하고 재발 가능성이 큰 곳은 재감독도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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